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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 ‘수요 절벽’ 현실화됐지만 시장은 권역별 가격 이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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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2 06:00:56   폰트크기 변경      

수도권 북부 공급망 불안정
자갈 가격 한달 새 25% 폭등

호남권은 만성적 공급 경색
연초부터 고가 고착화 상태


[대한경제=박흥순 기자] 골재 시장이 ‘수요 절벽’이라는 공통된 악재 속에서도 권역별로 가격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수도권 특정 지역 골재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불안정성을 노출한 반면, 호남권은 연초부터 ‘고가 고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대한경제〉가 골재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북부 핵심 공급처인 경기 양주·포천 지역에서 골재 가격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곳의 25㎜ 자갈(선별골재, 상차도 기준) 가격은 ㎥ 당 1월 2만1000원에서 4월 1만600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5월 1만9000원으로 반등했다가 8월 다시 1만6000원 수준으로 주저앉더니, 9월 들어 2만원으로 한 달 만에 25% 폭등했다.


그래픽:대한경제


이 같은 가격 널뛰기는 수도권 북부의 불안정한 공급망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골재 채취 및 선별파쇄 업체들의 가동 상황이나 일시적인 허가 문제, 원석 반입 변동 등 국지적인 공급 차질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근 고양·파주 지역 자갈 가격이 올 들어 4월 한 달을 제외하면 1만9700원을 유지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반면 호남권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아닌 ‘고가 고착화’가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전남 목포·무안·영암의 바닷모래 가격은 1월 2만3000원을 기록한 이후 9월까지 단 한 차례의 변동도 없이 2만3000원을 유지했다. 해남·강진·장흥의 바닷모래 가격 역시 1월부터 9월까지 2만5000원으로 요지부동이었다.

이는 호남지역 골재 상황이 시장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 만성적인 공급 경색 상태에 빠진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 수요 감소로 가격 하락이 조정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가격이 미동도 없다는 것은 이미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백철승 한국골재산업연구원 골재자원조사실 실장은 “호남에서는 남원, 순천, 여수 등에서 골재 공급이 가능한데, 수요지와 거리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며 “골재 가격에서 운반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탓에 모래가 비싸게 유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섬진강이나 영산강 지역의 골재를 채취해서 유통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지자체의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문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도권은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가격 급등락에, 호남권은 공급 기반 취약으로 인한 고가 고착에 시달리면서 레미콘 등 전방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공급 상황이 천차만별이라 원가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권역별 골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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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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