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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읍소에도 ‘NDC’ 강행…산업 정책 또다시 일방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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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1 17:19:45   폰트크기 변경      

노란봉투법ㆍ상법 개정 이어 또다시 ‘과속 페달’…경제계 우려 목소리 외면
배출권 구매만 수십조원 ‘비용 폭탄’
철강ㆍ자동차부품 등 직격탄 우려…일자리 감소 불가피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정부가 경제계의 거센 반발에도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확정하며 강행 드라이브를 걸었다.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에 이어 또다시 정부가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면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러한 NDC 목표를 최종 심의ㆍ의결했다. 이번 목표는 산업계가 요구했던 하한선 48%보다 5%포인트 높은 것은 물론, 정부가 검토했던 50~60% 안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 목표 상향으로 산업계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철강ㆍ화학ㆍ시멘트ㆍ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별 협회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부터 2030년까지 18개사가 감당해야 할 배출권 구매 비용은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4개 업종의 일부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실제 기업들의 부담은 수십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임재규 숭실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산업 에너지전환 정책세미나에서 “2018년 대비 53% 감축하는 방식으로 2035 NDC를 설정할 경우, 2035년 실질국내총생산은 최대 2.3% 감소하고 감축비용은 톤당 최대 9만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배출권가격 9245원에 비해 약 10배 수준이다.

산업계에서는 감축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표만 높이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온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철강업계다. 철강업은 철강 1t을 생산할 때 약 2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고탄소 산업이다. 국내 철강업계의 핵심 감축 기술로 꼽히는 수소환원제철은 2037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2035년 목표에 맞추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은 “업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상용설비 도입 시점을 2037년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잖아도 철강업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관세 장벽이 세워지며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에서조차 규제가 더해지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셈이다.

자동차 업계도 비상에 걸렸다.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가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내 부품 기업 1만여 곳 중 45.2%가 여전히 엔진ㆍ변속기ㆍ연료ㆍ배기계 등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해당 기업 종사자는 전체 고용의 47.2%(약 11만명)에 달한다.

이번 목표 상향에 따라 자동차 부품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날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향후 이행과정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아닌 과감한 수요창출 정책으로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급격한 전환에 따른 부품업계의 고용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수송부문 내 감축수단 다양화, 감축수단별 감축비중 조정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 △부품업계ㆍ노동자를 위한 전환 지원정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산업계에선 정부가 유럽연합(EU)ㆍ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감축 목표를 수립해둔 데 반해 실행 전략은 세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U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t당 80~100유로로 기업에 직접적 비용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대규모 공공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독일은 철강ㆍ화학 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환비용을 국가가 분담한다. 반면 한국 정부는 구체적 이행 계획이나 비용 추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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