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정·관계 혼인 24.2%→7.4%로 급감…재계 간 혼맥은 8.8%p 증가
LS, 대기업-대기업 혼맥 7건 최다…LGㆍGS, 각각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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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혼인 관계가 과거 정ㆍ관계 중심의 정략결혼에서 재계 및 일반인과의 결합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12일 2025년 지정 총수가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 81곳의 총수일가 중 혼맥 분류가 가능한 380명을 조사한 결과, 2000년 이전 재계의 정ㆍ관계 혼맥 비중은 24.2%(58명)였으나 2000년 이후에는 7.4%(9명)로 16.8%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됐다.
같은 기간 재계 간 혼맥은 39.2%(94명)에서 48.0%(58명)로 8.8%포인트 증가했다.
연예인을 포함한 일반인과의 혼맥도 24.6%(59명)에서 31.4%(38명)로 6.8%포인트 늘었다.
오너 2세는 정ㆍ관계 혼맥 비중이 24.1%에 달했지만, 오너 3세는 14.1%, 오너 4~5세는 6.9%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재계 집안 간 혼맥 비중은 오너 2세 34.5%, 오너 3세 47.9%, 4~5세 46.5%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오너 2세 중 정ㆍ관계와 혼맥을 맺은 대표적 사례는 HD현대, LS, SK 등이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 딸인 김영명 씨와 결혼했고,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고 이재전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의 딸인 이현주 씨와 결혼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1988년 결혼했으나, 세기의 이혼 소송 끝에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이혼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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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는 “이같은 변화는 과거 정ㆍ관계와의 혼맥이 사업에 도움이 됐지만, 최근에는 정치권과 연을 맺는 것이 오히려 감시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S그룹은 7개 대기업과 가장 많은 혼맥을 맺고 있다. LS와 혼맥으로 연결된 그룹은 △두산 △현대자동차 △OCI △BGF △삼표 △사조 △범동국제강(KISCO홀딩스) 등이다.
이어 LG와 GS가 각각 4개 그룹과 연결됐다. LG는 △DL △삼성 △GS △두산과 혼맥을 형성했고, GS는 △LG △삼표 △중앙 △태광과 이어졌다. GS는 범GS 계열로 확장하면 금호석유화학, 세아와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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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태광, BGF, 삼표 등은 각각 3개 그룹과 혼맥을 맺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LS △삼표 △애경과, 태광은 △범롯데(산사스식품) △GS △동국제강과 혼맥으로 연결됐다. BGF는 △아모레퍼시픽 △LS △삼성과, 삼표는 △GS △LS △현대자동차와 각각 혼맥으로 얽혔다.
농심, 한진, 두산, 코오롱, OCI, 세아,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은 2개 그룹과 직ㆍ간접적으로 이어졌다. 농심은 아모레퍼시픽, BGF와 연결됐고, 한진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형제인 고 조수호(전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씨를 통해 롯데, LG와 간접적으로 얽혔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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