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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자본시장연구원 19층 대회의실에서 정화영 연구위원이 ‘디지털 전환 시대의 국채 토큰화’ 이슈브리핑 세미나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동섭 기자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금융생태계가 토큰화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국채토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국채토큰은 안전자산과 담보자산으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12일 자본시장연구원 19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디지털 전환 시대의 국채 토큰화’ 이슈브리핑 세미나에서 정화영 연구위원은 이같이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토큰화는 2020년대 들어 금융혁신의 도구로 논의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자본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이슈”라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등 가치 있는 자산들의 토큰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 시발점이 국채토큰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큰화는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자산을 디지털 방식으로 생성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프로그래밍 기능에 기반한 스마트계약을 통해 모든 거래를 자동화할 수 있고, 소유권 이전과 대금 지급이 동시에 일어나는 원자적 결제가 가능해 주식이나 채권 거래에서 발생하던 시차가 사라진다.
글로벌 토큰화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토큰화 시장 규모는 3227억 달러로 2년 전 대비 4.1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02.5%에 달한다. 블랙록과 로빈후드 등 대규모 금융기관이 적극 참여하면서 전통 금융자산의 토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국채토큰이 도매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wCBDC), 예금토큰과 함께 토큰화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는 높은 신용도와 유동성을 바탕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거래, 파생상품거래에서 담보증권으로 널리 활용된다. 토큰화 시스템에서는 담보자산 관리를 자동화할 수 있고, 일별 단위 RP거래를 시간 단위의 일중 거래로 구현할 수 있다.
홍콩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녹색국채토큰을 발행했으며, 향후 정례 발행을 추진 중이다. 유럽중앙은행과 스위스중앙은행도 wCBDC와 연계해 채권을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머니마켓펀드(MMF)의 토큰화가 빠르게 증가해 글로벌 토큰화 펀드의 85.5%를 차지한다.
반면 국내는 토큰증권 규율체계 정비방안이 2023년 2월 발표됐으나 아직 법제화되지 못했다. 토큰화 활용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부동산 조각투자 등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정 연구위원은 “실물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실물연계자산(RWA) 기반 디지털자산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투기성 암호자산은 엄격히 규제하되 실물경제에 기여하는 자본시장형 디지털자산 생태계는 적극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분산원장기술이 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려면 채권이나 주식 같은 전통자산으로 이전돼야 한다”며 “유럽의 독일부흥은행(KfW) 등이 토큰화 증권을 발행해 중소기업 자금 지원에 활용하는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콩이 녹색국채를 활용해 분산원장 기술과 전통금융을 결합하며 금융허브를 되찾으려는 전략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국채토큰화 로드맵을 만들고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의 마중물로 국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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