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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저명한 미술품 컬렉터이자 투자자로 알려진 한 거물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안경을 자랑했다.
그는 “이 브랜드 제품 하나이면, 디타, 린드버그를 한두 개씩 사고도 남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추정 자산은 수십억 달러. 그가 착용한 것은 단순한 안경이 아니었다. 그것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의 이름을 계승한 예술적 패션이었다.
뒤러 안경 한 점의 가격은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에 이르지만, 진정한 가치는 ‘복제 불가능한 예술의 구현체’라는 데 있다. 소비자는 이 안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한 예술가의 정신을 ‘착용’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촌, 단 하나의 문으로만 입장할 수 있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매장은 ‘1층은 대중에게 열려 있으나, 2층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공간’으로 통한다. 그곳은 상업의 장소가 아닌 갤러리이자 예술적 통과의례이다, 그들만의 언어로 통한 ‘권위의 재현소(再現所)’다.
알브레히트 뒤러를 착용한 인물들은 오히려 유명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예술과 권위의 관계를 이해하는 소수의 통찰자들이다. 그들이 어디에 나타나든, 렌즈 위에 새겨진 뒤러의 서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을 세상에 각인시킨다.
온라인부 장세갑 기자 c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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