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고빈티지 TDF(타겟데이트펀드)는 높은 주식 비중으로 장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단기 변동성과 중도 해지 유혹이라는 장애물도 함께 안고 있다. 투자 방식에 따라 리스크와 기회가 달라지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고빈티지 TDF의 수익률은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양호한 편이다. 13일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대비 이날 기준 2050 빈티지에서는 키움히어로즈가 118.5%로 1위를 차지했고, 한화LifePlus가 107.1%로 뒤를 이었다. 2055 빈티지는 IBK로우코스트가 57.47%로 선두를 달렸고, 한화LifePlusTDF가 88.52%로 상위권에 올랐다. 2060 빈티지에서도 한화LifePlusTDF가 88.5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향후 주식시장 상황이 악화됐을 때 단기 변동성은 감수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고빈티지 TDF의 연 변동성은 12∼15% 수준으로, 나쁜 해에는 최대 15∼2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2022년 평균 15.3% 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자 이탈 유혹이 커졌고, 실제 환매율이 8%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TDF는 자산배분형 펀드이므로 국내와 해외 주식에 함께 투자하면 한쪽 시장이 크게 떨어져도 다른 쪽이 받쳐주면서 전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어장치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 실제로 한쪽 시장이 10% 하락해도 전체 포트폴리오는 4% 수준으로 낙폭이 방어된다”며 “주식과 채권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주식이 빠질 때 채권이 오르면서 손실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 방식에 따라 단기 하락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는 “적립식 투자자들은 투자 초기 3분의 1 정도가 투입되는 동안 시장이 계속 빠지는 게 유리하다”며 “빠질 때 싸게 계속 사다가 어느 정도 매수한 이후 시장이 올라가야 수익률은 10%밖에 안 되더라도 수익금이 원하는 수준으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초년생이 적립식으로 20~30년간 300회 나눠 투자한다면, 초기 시장 하락은 평단가를 낮추는 기회가 된다는 의미다.
다만 고빈티지 TDF의 가장 큰 장애물은 중도 해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TDF의 5년 이내 해지율은 32%, 10년 이내는 18%로 20년 이상 완주율은 45%에 그쳤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금 투자는 꾸준히 성과를 누적해 가면서 연금수령 시점에 목돈을 만들어 놓는 것”이라며 “연금투자에는 장기투자, 분산투자, 리밸런싱이 원칙으로 고려되고 마켓 타이밍을 잡기 보다는 시간의 분산효과를 고려한 지속적인 투자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담당 상무는 “변동성이 커지는 금융시장 상황에서도 TDF와 같은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은 리밸런싱을 통해 미래의 수익기회를 확보한다”며 “주식 편입비가 높은 고빈티지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상무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면서 은퇴시점에서의 실질구매력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고빈티지 상품에 투자해두면 은퇴 이후 실질구매력을 확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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