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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에세이 베스트셀러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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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3 18:07:25   폰트크기 변경      
‘말이 세상을 바꾼다’ 신간 출간

14일 동대문아르코서 ‘북콘서트’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 사진 : 출판사 실크로드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좋아요, 동대문.”


동대문구청의 이 짧은 문구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주민과 함께 행정을 만들어가는 방식이자 그의 책 ‘말이 세상을 바꾼다’(실크로드)에 담긴 세계관을 압축한 언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25개 자치구 중 14명 구청장이 성과 홍보를 겸한 책을 내고 있는 가운데, 교보문고 에세이 분야 4위(13일 기준)까지 오른 베스트셀러는 이 구청장의 책이 유일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출판기념회 없는 출간’이다. 그는 흔히 선거의 예열처럼 여겨지는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았다. 대신 오는 14일 청량리 동대문아르코에서 ‘청렴 북콘서트’를 연다. 책 판매ㆍ기부ㆍ정치자금 모금은 단 하나도 받지 않는 방식이다. 그는 “정치인이 책을 내는 이유가 선거를 위한 수단으로 비쳐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이 책은 행정의 언어를 시민의 언어로 번역하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말이 세상을 바꾼다’는 국가정보원 출신 첫 구청장으로서 그가 평생 영향을 받아온 ‘말의 가치’를 탐구한 책이다. 플라톤과 베버, 소크라테스, 홉스 등 사상가들의 문장을 통해 “말이 곧 철학이며, 삶은 그 철학이 실현되는 과정”이라는 시선을 제시한다. 그는 “정치는 판단이지만, 행정은 삶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하며 “말은 그 변화를 여는 열쇠”라고 정의한다.



사진 : 실크로드 제공 


책의 상당 부분은 해외 출장길에서 씌어졌다. 그는 ‘도시의 빛과 사람의 표정’을 관찰하며 하루를 돌이키는 습관처럼 글을 썼다고 한다. “삶이든, 행정이든 그 본질은 결국 연결”이라는 확신도 그 여정 속에서 얻었다. 새벽 4시에 하루를 여는 그의 루틴—운동, 독서, 그리고 메모—은 그의 정책 구상과 기록 방식의 바탕이 되었다. “행정은 기록 위에 쌓인다. 글쓰기는 곧 행정의 윤리”라는 그의 말은 책 전체를 관통한다.

현재 서울 자치구청장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출판기념회를 열거나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필형 구청장의 책이 유일하게 베스트셀러가 된 배경으로는 ‘정치’가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춘 서술 덕이라는 분석이 많다. 출판 관계자들은  “이 책은 사람 중심의 언어로 쓰인 드문 인문 에세이”라며 “말의 힘을 다룬 철학적 글이지만 결국 관계 회복을 말하기 때문에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말은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다. 그 말이 행정의 언어가 되면, 한 사람의 삶이 바뀌고, 결국 도시의 미래가 바뀐다.”라고 말한다. 그의 표현처럼 행정은 문장 위에 세워진다. 정책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로 움직이는 행정이다. 그가 말하는 “좋아요, 동대문”의 진짜 의미는 ‘구민이 주어가 되는 행정’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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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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