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추석 연휴 반납하고 미국 바이오 공장行
박제임스 대표 “글로벌 CDMO 톱10 도전”
송도 4조6000억 투자, 2030년 매출 2조 목표…차세대 리더 신유열 부사장 ‘바이오 총괄’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10월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국 뉴욕주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를 찾았다. 올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시설을 둘러본 신 회장은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에게 “추가 수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기간 장남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부사장)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 전시회에 참석해 수주전을 펼쳤다. 오너 부자가 연휴를 반납하고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롯데바이오를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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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공장 조감도 /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
신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룹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유통과 화학 계열사들이 각각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지주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 2023년 1조5799억원에서 2024년 1조2548억원으로 20.57% 감소했다. 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바이오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바이오 사업 현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는 신유열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사내 이사로 합류하면서 바이오 분야 투자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송도에 총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0만2285㎡ 부지 내 총 생산능력 36만 리터 규모 생산 공장 3개를 설립 중이다. 박제임스 대표는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CDMO 톱5’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다.
박 대표는 단순히 생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난이도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술을 확보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이중항체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을 설비 증설과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송도 2공장 건설이 계획돼 있으며 해외 생산 거점 마련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고객들의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 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고객 다각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는 “현재 10여 개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2025년까지 3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중소형 바이오텍 기업들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재무적 목표도 구체적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매출 2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겠다”며 “2027년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재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500여 명의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5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공정 개발, 품질관리, 생산관리 분야의 전문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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