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87억 규모…헤더윅 설계 참여
대형 커뮤니티ㆍ테마정원 등 조성
2033년 ‘래미안 와이츠’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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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래미안 와이츠(YTTZ)’ 투시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삼성물산이 7987억원 규모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여의도 대교가 약 반세기 만에 삼성물산과 ‘21세기 다빈치’로 불리는 천재 디자이너 헤더윅의 손에서 한강변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이름도 래미안 와이츠(YTTZㆍ여의도+글로벌 트렌드 세터+한강 최정상+진정한 쉼)로 새옷을 입는다.
△ 49층 912가구로 재건축
1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하나증권빌딩에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전체 조합원 569명 가운데 445명이 투표에 참여해 431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반대는 6명, 기권ㆍ무효 8명이었다. 득표율 약 96.85%다.
삼성물산은 이번 시공권 확보로 여의도에 첫 ‘래미안’을 뿌리내리게 됐다. 삼성물산이 조합에 제안한 대안 설계에 따라 재건축 공사비는 3.3㎡당 1110만원이다. 건축 연면적이 원안(약 22만1950㎡ㆍ6만7140평)보다 넓은 약 23만7874㎡(7만1957평)로 늘어 공사비는 약 7987억원에 달한다.
여의도 대교는 1975년 영등포구 여의도동 41번지 일대에 조성돼, 준공된 지 약 50년된 노후 아파트다. 구역면적이 약 3만3418㎡로 이곳에 지상 49층 높이 아파트 912가구와 부대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착공은 오는 2029년 상반기, 입주는 2033년 하반기로 계획했다.
여의도 대교는 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자문 방식(패스트트랙)이 적용된 첫 번째 재건축 단지다. 조합설립 1년 7개월 만인 지난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여의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날 총회에 깜짝 참석해 여의도 대교의 시공사 선정을 축하했다. 최 구청장은 “시와 구의 정책 방향이 있는데, 여의도 대교는 미리미리 필요한 부분을 상의해 계획에 반영하면서 시간을 굉장히 단축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와 구는 여러분이 하루 빨리 명품 주거 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재산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도록 여러 부담을 줄이는 등 행정적으로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 김명석 부사장은 이날 총회가 끝난 뒤 “여의도에서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데 부응해, 가장 먼저 이주ㆍ착공하고 입주하는 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이 부분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노력으로 반드시 랜드마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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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래미안 와이츠(YTTZ)’ 예상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
△ 반세기 만에 확 바뀐다
래미안 와이츠로 변모하게 될 이곳은 한강 조망 특화, 여의도 최대 규모 커뮤니티, 테마정원 등 혁신적 주거 공간 설계가 도입된다. 912가구 중 709가구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고, 공공 보행 구간과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공간에 입주민 전용 지하 공간ㆍ로비ㆍ테마정원 등 프라이빗한 시설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여의도 대교 재건축 설계에는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참여한다. 헤더윅은 뉴욕 베슬과 리틀 아일랜드, 구글 신사옥 베이 뷰,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등 세계 곳곳에 랜드마크를 탄생시켰다. 국내에서는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과 압구정 ‘서울의 보석’, 코엑스 지상부 보행 중심 녹지공간 설계를 맡아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서울 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에 선정되기도 했다.
헤더윅은 이날 총회에 앞서 자신이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 관계자들과 여의도 대교를 찾았다. 그는 단지에 조성된 녹지와 한강, 인접한 여의도여고 등 학교를 유심히 살펴보며 직접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어 총회에 참석해 디자인 철학과 재건축 구상 방안 등을 제시했다.
헤더윅은 총회에서 “여의도 대교 옆에 있는 학교가 커뮤니티 안에 들어와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면서 “일생일대의 훌륭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실용적이며 경제적이고 마법적인 결과물,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살 수 있는 곳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우드 헤더윅 스튜디오 부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집, 건축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과 여러분의 미래 세대를 위해 만드는 것”이라며 “앞에 보이는 학교, 멀리 보이는 강과 산이 멋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할 여정에 무척 기대가 크다”고 했다.
헤더윅은 이 자리에서 정희선 여의도 대교 조합장과 재건축 청사진을 그릴 비저닝 스터디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 대교는 조만간 헤더윅 스튜디오와 킥오프 회의에 나선다. 이어 헤더윅 스튜디오, 삼성물산, 여의도 대교 원 설계사 에이앤유 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 등 3개사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설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 조합장은 “지금 이 순간은 시공사와 설계사 철학이 하나로 이어지는 여의도 대교 재건축의 큰 전환점”이라며 “오늘의 결정이 조합원 모두의 미래를 더 안전하고,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선택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시공사 선정과 시공사 계약 체결 대의원회 위임 외에도 △주민 공동이용시설 공공 개방 승인 △2026년 조합 예산(안) 의결 △시공사 선정총회 직접 참석비 지급 등 일반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일반 안건에는 조합원 51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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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래미안 와이츠(YTTZ)’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
△ “아직 한발 남았다”
삼성물산은 여의도 대교 재건축 수주로 올해 누적 수주금액이 8조348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오는 29일 서울 증산4구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도 무난한 수주가 예상된다.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곳이다. 참여비율은 DL이앤씨와 삼성물산이 각각 53%, 47%로, 총 사업비 약 1조9000억원 중 삼성물산 지분은 893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약 9조2418억원에 이르는 수주고를 쌓게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주택영업1팀장 임철진 상무는 “여의도 최초 래미안 단지의 상징성을 고려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최고의 기술력과 사업 조건을 담았다”며 “여의도 1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인 만큼 착공부터 입주까지 최초 타이틀이 되도록 속도감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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