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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문화예술회관 가득 메운 감동의 선율…“유명 홀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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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6 09:34:11   폰트크기 변경      
무대 넓히고 객석 다시 짜고… 30년 건물 리모델링

유명 팝페라테너 임형주 등 공연 예정
‘일상 속 예술’ 인프라 확장 가속
“예술적 소양이 지역 발전 필수”


지난 14일 열린 송파문화예술회관 개관식. / 사진 : 송파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지난 14일 오후, 오랜 세월 동네 사랑방처럼 쓰이던 송파구민회관이 낯설 만큼 새로워진 모습으로 주민들을 맞았다. 문이 열리자마자 로비는 발걸음으로 가득 찼고, 오랜만에 잘 차려입은 주민들이 삼삼오오 사진을 찍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낡았던 공간은 어느새 ‘도심 속 문화공연장’의 분위기를 갖추고 있었다.

송파문화예술회관(구 송파구민회관)이 1994년 준공 이후 약 2년 간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드디어 문을 연 것이다. 현장에 자리한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최신 음향을 갖춰서 그런지 제 목소리도 너무 잘 들리네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은 잔향이 고르게 퍼졌고, 예술가들의 바이올린과 성악이 무대를 채우자 관객석 전체가 미세하게 떨리는 듯했다. 498석 규모의 공간은 예상보다 훨씬 밀도 높고, 소리가 탁월히 정돈돼 있었다.


송파문화예술회관 조감도. / 사진 : 송파구 제공 


기존 대강당은 공연장으로서 한계가 분명했다. 좌석 간격은 좁았고, 음향은 ‘강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리모델링은 구조 자체를 다시 짜는 작업이었다. 좌석은 498석으로 재배치했고, 무대장치ㆍ음향ㆍ조명 시스템을 모두 최신 장비로 교체했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새로운 휴게공간, 냉난방 전면 교체, 지상ㆍ지하 주차장 개선까지 관람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동네 앞을 편안하게 찾아와 세계 수준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구의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반응이다. 

송파구는 서울시 평균 대비 대공연장은 많지만, 300~1000석 중형 공연장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65만 명 구민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중형 규모 공연장에 대한 요구는 오래된 지역 숙원이었다. 사실상 송파에는 ‘롯데콘서트홀’ 외에는 대형 음악공간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개관의 의미는 더 크다.


개관식에는 주민과 문화예술인 등 2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식전 공연부터 개관 영상, 제막 퍼포먼스, 공사 유공자 감사패까지 차분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미 오는 21일에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독주회, 22일 구립교향악단ㆍ합창단 협연, 29일 구립송파극단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등 공연 일정이 촘촘히 채워져 있다. 12월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고돼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검정 양복)이 세계적 팝아티스트 필립 콜버트의 ‘랍스터 행성으로의 여행’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송파구 제공 


송파의 문화 반경은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커졌다. 대표적 사례인 ‘더 갤러리 호수’는 지난해 11월 22일 개관 이후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한 특별전에만 24만명이 다녀갔고, 지난 10월 20일 기준 누적 관람객 수가 55만명에 달한다. 팝아티스트 필립 콜버트의 전시와 6m 작품 ‘더 페인터’ 기증 이후 “집 앞이지만 여행처럼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무료 전시인데 수준이 높다” 같은 주민 반응이 쏟아진다. 이제 주민의 일상에도 ‘열린 미술관’이 자리잡게 되었다. 

서강석 구청장은 “인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소양이 지역 발전의 필수 요소”라며 “구민이 손만 뻗으면 문화예술에 닿을 수 있도록 저변 확대와 인프라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송파문화예술회관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 문화재단 사무실 등으로 운영된다. 청소년ㆍ신예 예술인 무대 지원, 유명 아티스트 초청공연, 연령별 기획 프로그램 등도 준비돼 있다. 그간 추진해온 겨울 ‘루미나리에’, 봄 ‘호수벚꽃축제’, 가을 ‘한성백제문화제’, 석촌호수 공공미술 프로젝트까지 더해지면 송파의 문화 지형은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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