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82명 한 시간 대기 후 전원 구조
“토사 퇴적 가능성”…빗나간 수심 예측
與 “한강버스 운항을 전면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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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11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멈춰선 한강버스에 119특수구조단이 다가가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토요일 밤, 한강 위를 달리던 한강버스가 또 멈춰 섰다. 한 달여간의 운항 중단 끝에 재개한 지 보름도 안 돼 다시 ‘먹통’이 되면서, 서울시의 수상교통 실험은 안전성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승객 80여 명은 캄캄한 강 한가운데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선실에 갇혀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8시24분쯤 발생했다. 잠실 방향으로 향하던 한강버스 102호가 잠실선착장 기준 118m 지점에서 갑자기 추진력을 잃고 멈춰 섰다. 배에는 승객 82명과 직원 4명 등 총 86명이 타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구조대ㆍ진압대 1개 대, 구급대 2개 대를 투입해 9시7분까지 잠실 선착장으로 전원 구조를 완료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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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서울 잠실한강공원 선착장에서 한강버스 관계자가 출입 통제선 앞에서 안내 업무를 하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
서울시는 “선체 파손은 없으며 토사 퇴적 등으로 수심이 예측보다 얕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브리핑을 진행한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하천 바닥의 이물질 또는 토사와 (배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날이 밝으면 잠수부를 투입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로 이탈’ 가능성에 대해선 “뚝섬∼잠실 구간은 수심이 얕아 항로는 철저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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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서울 잠실한강공원 선착장에서 한 시민이 미운항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뚝섬·옥수 등 일부 선착장은 최근 이물질 접촉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날부터 사흘간 무정차 통과 조치가 시행됐다. / 사진 :안윤수 기자 |
이 구간의 위험 신호는 이미 여러 차례 감지됐다. 지난 11일에는 뚝섬으로 들어가던 배의 프로펠러에 떠다니던 로프가 걸렸고, 15일 낮에도 같은 주변에서 이물질과 접촉하는 일이 있었다. 잇단 문제로 서울시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뚝섬선착장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하고, 이물질 제거 및 추가 준설 작업을 병행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버스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6일 민주당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TF와 서울시당 새서울준비특별위원회는 “전날 사고는 서울시가 시민 안전보다 보여주기식 행정을 우선했을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수차례 경고에도 오 시장이 한강버스 운행을 중단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전시행정을 위해 시민 안전을 담보로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목소리를 보탰다. 같은 날 정청래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전 행정보다 중요한 행정은 없다”고 했고,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오 시장의 무능과 욕심이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버스는 사고 발생 후 15시간이 지난 16일 오전 11시까지도 사고 지점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멈춰 서 있다. 예인 작업도, 선박의 자력 이동도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인양작업을 위해 잠수사 투입해서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조치가 완료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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