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법률라운지] 계약이행보증금의 몰취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경우의 처리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1-18 06:18:55   폰트크기 변경      

Q: 당사는 건설공사의 발주자로, 수급인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액의 10%를 계약이행보증금으로 정하고 수급인으로부터 이를 보증보험증권 형태로 제공받았습니다. 그런데 수급인은 당초 정해진 공사기한을 훨씬 도과하였음에도 공사를 완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급인이 이미 시공한 부분에도 하자가 많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당사는 공사도급계약을 해지하고 위 보증보험증권을 실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도급계약을 보니 계약이행보증금이 얼마인지를 정하고 계약체결 후 수급인이 발주자에게 이를 납부해야 한다고 정한 규정은 있으나,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 이를 몰취할 수 있다는 규정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경우 수급인이 제출한 보증보험증권을 실행할 수 있나요?

A: 통상적으로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로 계약이행보증금을 산정하고 채무불이행 시 이를 몰취할 수 있도록 정한 경우, 대법원은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40597 판결,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2다65973 판결 등 참조). 이 경우에는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발주자는 계약이행보증금을 몰취할 수 있고, 이를 위하여 (보증보험계약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제공받은 보증보험증권을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발주자는 실제 손해액을 증명할 필요는 없으나, 실제 발생한 손해가 계약이행보증금을 초과하더라도 이를 초과하는 손해액 부분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4171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계약이행보증금을 정하면서 별도의 몰취 조항을 두지 않은 경우, 대법원은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불이행 발생만으로는 위 계약이행보증금을 몰취할 수 없고, 설령 계약이행보증금에 상당하는 보증보험증권을 제공받았다고 하더라도 결론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발주자가 수급인의 구체적인 손해배상채무의 존재와 그 채무액을 입증하여야만 그 금액의 범위 내에서 보증보험증권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99다17357 판결).

따라서 귀사로서는 수급인이 제출한 보증보험증권을 바로 실행할 수는 없고, 수급인의 공사지연(이행지체) 및 그 외 하자 있는 시공(불완전이행) 등 채무불이행 사실과 이로 인하여 귀사에게 발생한 손해액이 얼마인지를 입증한 뒤 그 범위 내에서 보증보험증권을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지섭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