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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적자만 7000억원…車보험 인상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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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7 15:01:18   폰트크기 변경      
합산 비율 100%넘어 인상 불가피…포용금융 강조에 당국 부담


[대한경제=이종호 기자]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올해 최대 7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손해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의 신경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KB·DB 등 대형 4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KB·DB)의 올해 1~9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5.4%로 전년 동기(81%)보다 4.4%포인트 올랐다. 9월 한 달 평균 손해율은 94.1%로 보험업계가 자체적으로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업비율(16.3%)을 더한 합산비율은 101.7%로, 손실분기점(100%)을 넘어 적자 상태로 지난 9월 누계 기준 손해율(85.4%)과 사업비율(16%)을 합하면 이미 100%를 넘겼다. 손해율 기준으로 보면 지난 7월부터 누적 기준으로 손실분기점에 도달했다.

문제는 남는 석 달 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자동차보험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자동차이용량이 늘어나고 폭설과 강추위로 배터리 방전, 교통사고가 늘어 손해율이 급증한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최대 7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는 합산비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1600억~18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2023년 553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97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적자 전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 13일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이 64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누적 기준 34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100.8%다.

다른 대형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해상은 3분기 자동차보험에서 553억원 손실을 내며 5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DB손해보험도 3분기 손익이 전 분기보다 558억원 줄었고, 누적 기준으로는 218억원으로 작년보다 87.9% 감소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공식적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건 없는 보험료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손해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이나 인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지만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등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는 보험 상품에는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왔다. 문제는 당국의 상황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포용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도 있어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다른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 4년간 보험료를 연속적으로 인하했고 지난해부터 보험료 인상이 필요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상황이 좋지 않아 손해보험사들도 쉽게 양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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