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중국이 이번 주 대출우대금리(LPR)를 고시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내 인하가 없거나 4분기에 한 차례 정도의 소폭 인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LPR 발표가 원·달러 환율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0일 11월 LPR을 고시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5월 1년물 LPR을 3.0%, 5년물을 3.5%로 각각 0.1%p 인하한 이후 5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LPR은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금리로, 1년물은 소기업 신규 대출금리에,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결된다.
LPR은 중국 공상은행·중국은행 등 20개 주요 은행이 자금 조달비용과 위험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매월 20일까지 금리를 제출하면, 전국은행간자금중개센터가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산술평균을 산정해 인민은행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확정된다.
시장에서는 20일 발표에서는 동결이 유력하지만 빠르면 연말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진규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중국이 최근 5개월 연속 LPR을 동결해 왔고 인민은행도 3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저물가 상황 속 물가 안정을 강조한 만큼 이번 결정도 동결 가능성이 더 우세하다”면서도 “일부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4분기 중 0.1%p 정도 한 차례 인하 전망도 있어 12월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당국이 저물가 대응에 방점을 찍은 만큼 올해 안에 정책금리를 0.1%p,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0.1~0.2%p 인하해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달 주요 경제지표가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한 수준을 기록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9% 증가해 예상치(+5.5%)와 이전치(+6.5%)를 모두 밑돌았다. 영업일수 감소와 9월 수요 집중의 기저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9% 증가해 예상치(+2.8%)를 소폭 웃돌았으나 9월(+3.0%)보다 둔화하며 작년 9월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중국 당국은 금리 인하 속도에는 여전히 신중하다.
백 부전문위원은 “미·중 금리차 역전 폭이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고, 중국 은행들의 수익성도 최근 2~3년간 꾸준히 악화된 상황”이라며 “과거와 달리 정부가 예금·대출금리를 정해 은행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가 완화된 이후 금리를 더 내리면 은행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적극적 인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LPR이 동결되더라도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PR은 1년물과 5년물이 대체로 함께 움직이고 중국의 인하 폭도 0.05%p~0.1%p에 그쳐, 시장에 전달되는 신호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LPR을 동결하더라도 최근 원·위안 연동성이 많이 약해진 만큼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중국 경기 부양 국면이면 원화 강세가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원화가 위안화보다 엔화 움직임에 더 민감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등장 이후 한국은 공급망과 가치사슬에서 중국보다 미국·일본과의 연계성이 강화된 데다, 주요 수출 경쟁 상대국도 중국보다 일본에 가까워지면서 환율도 엔화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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