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갈아 넣는 한국식 공장, 한계 직면…가상환경에서 학습하는 피지컬 AI가 정답”
개별 장비에 AI만 덧붙이는 치원이 아닌 풀스택 AI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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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재 KAIST 산업 ㆍ시스템공학과 교수가 ‘2026 AX 이니셔티브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김희용 기자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숙련 인력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능형 운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6 AX 이니셔티브 컨퍼런스’에서는 제조업 및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러한 의견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이날 ‘피지컬 AI와 대한민국 제조 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발표한 장영재 KAIST 산업 ㆍ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공장이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아직도 사람을 갈아 넣어 만드는 것이 익숙하다”라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야 할 공장의 모습은 피지컬 AI”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는 디지털 환경에서 작동하는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로봇이 센서와 상호작용을 통해 충돌ㆍ움직임 등 실제 물리 법칙을 반영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강화학습을 통해 알고리즘 데이터를 쌓고, 도출된 데이터를 실제 공장에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그는 AI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그동안 축적해둔 데이터를 무작정 활용하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일반적인 인식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공장마다 레시피가 다르고 기기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그냥 모아서 학습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반도체 핵심 장비 제조사인 ASML의 경우, TSMC에서 활용하는 장비와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장비는 완전히 다르다”며 “레시피부터 다시 개발하고, 대기업 첨단 공장은 물론 오히려 규모가 작은 공장일수록 하나하나 커스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풀스택(Full Stack) 제조 AI’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두뇌ㆍ신경망ㆍ근육의 협동작업으로 움직이듯이 공장도 제조 ITㆍ데이터ㆍ제조물류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공장 전체 운영 관점에서 품질관리ㆍ설비관리ㆍ생산운영 전반의 통합적 관점에서 풀스택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글로벌 제조 강자들은 피지컬 AI 도입을 서두르며 생산 유연성 확보를 검증하고 있는 사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테슬라는 2세대 옵티머스를 공장 내 작업자와 설비 사이를 자율주행으로 이동시키며 적시에 필요한 부품 보충 및 조립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2023년 10월부터 디지트 휴머노이드 로봇을 물류센터 내 토트 정리ㆍ이송ㆍ적재ㆍ배송 등 반복 작업에 활용하며 처리 시간을 25% 단축했다.
장 교수는 피지컬AI가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수출 기회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AI 기술ㆍIT 기술ㆍ로봇 기술 업체가 따로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연합군으로 해외에 공장을 구축해주는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은 제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물건을 만드는 제조에서 공장을 만들어주고 운영ㆍ컨설팅하는 또 하나의 수출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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