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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ㆍ학ㆍ연ㆍ관 플랫폼 구축…자동차 인재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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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8 17:54:32   폰트크기 변경      
한국자동차공학회 첫 여성 수장 정선경 회장

정선경 한국자동차공학회 신임 회장./사진: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여성이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을 맡으니 더 잘하더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결코 가볍게 임기를 보낼 수 없겠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죠.”

지난 12일 한국자동차공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정선경 한국자동차공학회 신임 회장(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재기술연구본부장)은 학회 첫 여성 회장이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1994년 한국자동차연구원에 입사해 30년간 소재 분야 연구를 이끌어온 전문가다. 2013년 학회 최초 여성 평의원과 여성 이사로 선출됐고, 같은 해 여성위원회를 설립해 초대ㆍ2대 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 자동차의 날 대통령 표창, 2023년 한국자동차공학회 기술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추계학술대회 중 개최된 학회 정기총회에서 내년도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1978년 학회 설립 후 47년만의 첫 여성 회장이다.

신임회장이 된 그의 우선 목표는 인재 양성이다. 정 회장은 “회장은 5만명 회원들이 불편함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이끄는 자리”라며 “젊은 연구자들이 학회로 유입돼 미래 학회를 이끌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여성 인력 확대도 추진하되, 기계적인 방식 대신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한다. 그는 “강제로 여성 인원을 늘리는 대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며 모범이 되겠다”며 “여성위원회를 확대해 기업에서 더 많은 여성 임원이 배출되고, 학회로 유입되는 선순환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위를 만든 이유도 자연스러운 변화를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2013년 여성위 설립 당시 여성회원 비율이 5%를 밑돌았다”며 “여성이 소수고 네트워킹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도를 만들어 활동 기회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위는 멘토링 프로그램, 기업 탐방 등을 운영하며 여성 공학인 네트워크를 확대해왔다. 현재 공학회 여성 회원 비율은 10%까지 늘었다.

정 회장은 신설된 기획정책 부회장과 함께 산학연관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통상부ㆍ국토교통부 등 부처와 정례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확대한다. 그는 “부처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때 학회도 13개 기술부문, 8개 연구회와 함께 큰 사업으로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며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 학생들도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정선경 한국자동차공학회 신임 회장./사진: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자신의 전문 분야인 재생소재 문제도 언급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소재 25%를 사용하도록 하는 규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재생소재는 물성이 낮아 첨가제를 투입해야 하고, 이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 회장은 “물성 향상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비용의 경우 여러 이해관계자가 고민해야 한다”며 “재생소재 사용비율이 높은 자동차 구매 소비자가 사회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산업에 중소기업이 난립한 점도 언급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24년 비배기 미세먼지 저감 연구회를 설립해 위원장도 맡고 있다. 유로7 규제에 대응해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 미세먼지를 줄이는 연구다. 그는 “배기 미세먼지는 지난 20여년간 많은 개발이 이뤄지며 많이 줄었지만, 최근 비배기 미세먼지가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국내 브레이크 패드 업체는 기술적으로 문제없고, 타이어도 한국ㆍ금호타이어 등 국내 업체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배 여성 공학인들에게는 결혼과 육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정 회장은 “30년 사회생활 하며 일을 그만둘까 가장 고민했던 시기는 아이가 어렸을 때”라면서 “엄마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아이가 보고 배울 수 있으며, 지금은 사회 제도도 많이 개선됐으니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학회가 자율차와 탄소중립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융합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더 발전시키는 동시에, 모든 회원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학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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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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