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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1분 역세권”…수유실 갖춘 양천 첫 ‘공공오피스’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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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8 15:12:21   폰트크기 변경      
기부채납 건물 리모델링, 22개 기업 입주

초기기업 부담 완화해 창업 기반 지원
양천, 영세기업 92.5%… KT 부지에도 조성


‘양천공공오’ 2층 카페테리아 모습.  /사진 : 양천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지난 17일 오후, 염창역 3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도보 1분 거리 오피스텔 건물에 ‘양천공공오’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전날까지 아무도 쓰지 않던 이 공간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이름표를 붙인 기업 대표들이 라운지 의자에 앉아보거나 회의실을 둘러보고, 휴대폰으로 이곳저곳을 찍어두는 모습이 이어졌다. 양천구가 처음으로 조성한 ‘양천 공공형 공유오피스’의 개관식 풍경이다.

이날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양천구는 아파트ㆍ학교ㆍ학원이 중심인 주거 도시라 기업 기반이 너무 열악하다”며 “홈플러스 부지, 목동운동장, 신정차량기지 이전 부지까지 기업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단계적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공유오피스가 첫 단추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면 수정부터 민간 공유오피스 벤치마킹까지 수차례 직접 검토했다는 후일담을 덧붙이며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웃음도 섞었다.


텅 비어 있던 이 공간은, 기부채납 받은 2~4층을 리모델링해 총 연면적 1902㎡ 규모의 공공형 공유오피스로 다시 태어났다. 3~4층에는 3인실부터 8인실까지 독립 사무실 22개가 층별로 11개씩 나란히 배치돼 있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해 스타트업의 불규칙한 근무시간에도 대응할 수 있다. 2층에는 라운지ㆍ카페테리아ㆍOA실ㆍ컨퍼런스룸ㆍ회의실 등이 자리하며 민간 공유오피스 못지않은 온도와 질감을 갖췄다.



‘양천공공오’ 사무실. / 사진 : 양천구 제공 


이날 마이크를 잡은 첫 1년 차 스타트업 ‘홈플리’의 정은희 대표는 “집에서 일하면 자꾸 우울해지고, 독립된 공간을 알아보면 10년 전 다니던 독서실보다 비싸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그는 양천구만 공유오피스 지원사업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가 가장 감탄한 시설은 의외로 ‘수유실’이었다. “여길 돌아다니다가 제일 놀랐던 공간이 수유실이었어요. 다양한 입주자를 고려해서 설계했다는 게 느껴졌죠.” 스타트업은 시간ㆍ여건 제약이 큰 경우가 많지만, 공공시설임에도 사각지대까지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여기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돌아다니면서 인사도 하고 비즈니스 조언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은 전국 어디서나 지원할 수 있었지만 경쟁은 치열했다. 양천구는 지난 5월부터 입주기업을 모집해 최종 22곳을 선정했다. 기본 1년을 보장하고, 평가에 따라 최대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날 만난 입주자들은 민간 공유오피스 대비 낮은 비용, 여의도 등이 가까운 9호선 염창역 인접성, 기본 집기 제공, 공용공간의 쾌적함 등이 선택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라운지에는 카페테리아가 자리했고, 컨퍼런스룸은 20인 이상 강연도 가능한 규모였다.



‘양천공공오’ 개관식에서 인사말 중인 이기재 양천구청장. / 사진 : 양천구 제공 


양천구는 이 공간을 단순 ‘사무실’이 아닌 지역 창업 생태계의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입주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 발굴, 지역 기업과의 기술 연계,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단계적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기반이 약한 양천구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기도 하다.

한편, 양천구는 관내 기업의 약 92.5%가 매출 5억원 이하의 영세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오목교 KT 부지와 우체국 신축 부지에도 공공형 공유오피스를 추가 조성하여 창업지원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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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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