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미국 생산시설 확보와 대규모 국내외 투자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한 셀트리온이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19일 셀트리온은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회사의 새로운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 공장 인수 및 증설, 국내 생산시설 확충,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확대, 신약 개발 강화 등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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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셀트리온그룹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회사의 경영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진: 유튜브화면 캡쳐 |
셀트리온은 우선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시장에 공급되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 리스크를 완전 해소하고 글로벌 의약품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미국 뉴저지주 소재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연말까지 대금 지불을 마무리하고, 완료 즉시 캐파(최대 생산량) 확장을 추진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로써 셀트리온은 미국 내 공장 인수를 통해 관세 협상 타결 후에도 상존하는 품목 관세 리스크까지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장 인수 즉시 단계적 증설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1차로 3년에 걸쳐 1만1000L 배양기 3기를 추가하고 2차로 1만1000L 배양기 3기를 더해 총 6만6000L 증설을 5년간 진행한다”면서 “공장 인수 및 운영에 약 7000억원, 증설에 70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이번 증설 은 단순 증설이 아니라 미국 정부로부터 무관세 기업으로 공식 인정받기 위한 절차”라며 “셀트리온은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국내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건설 중인 송도 액상 완제의약품(DP) 공장에 더해 인천 송도 신규 원료의약품(DS) 공장, 충남 예산 신규 DP 공장, 충북 오창 신규 PFS(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국내 생산시설 증설에만 약 4조원이 투입된다.
서 회장은 “2030년이 되면 송도 캐파만으로는 미국 것을 빼고도 모자란다. 18만 리터 설계를 들어가야 하는데, 시설비만 땅을 새로 사면 1조8000억원, 잉여 부지를 이용하면 1조6000억원이 든다”며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도 선언했기 때문에 자체 제품만 하면 18만 리터면 되지만, CDMO까지 하면 36만 리터를 짓는 것도 검토 중이다. 총 4조원 정도가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1개 제품에서 2030년까지 18개로, 2038년까지 총 41개 제품으로 늘린는 계획이다. 연평균 2~3개의 신규 제품이 출시되는 셈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키트루다(흑색종), 코센틱스(건선), 오크레부스(다발성경화증), 다잘렉스(다발성골수종)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포함됐다. 기존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외에 아토피 피부염, 혈우병, 천식, 면역항암 등 새로운 영역으로도 확대한다.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서 회장은 “ADC(항체-약물접합체) 및 다중항체 신약의 경우 올해 임상 단계 4종을 포함해 총 10종 이상의 파이프라인에서 출발해 2027년에는 임상 단계 10종 이상을 포함한 총 20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바민치료제에 대해서도 개발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포함한 2중-3중 작용제가 주류인데, 이를 넘어 4중 타깃이 동시에 작용하는 모델로 개발될 예정이다.
서 회장은 “GLP-1 기반 위고비는 단일 기전의 초기 모델이고 일라이 릴리가 3중 작용제를 개발 중”이라며 “셀트리온은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간4중 작용하는 비만치료제 ‘CT-G32’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4중 작용제 방식으로 셀트리온에서 새롭게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CT-G32’는 기존 치료제와의 뚜렷한 차별점을 앞세워 시장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 세대 치료제의 큰 단점으로 지목되는 △개인 편차에 따른 치료 효과 △근손실 부작용 등이 개선될 것이며, 지방분해 촉진 효과와 체중 감소율도 최대 25% 수준으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개 후보 물질에 대한 애니멀 임상을 올 연말 종료하고, 내년에는 허가를 위한 전임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4중 작용제는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으로 개발된다.
또한 서 회장은 미국 관세 이슈가 정리되면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도 본격 시동을 걸겠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미국 관세가 정리되지 않아 CMO 영업을 시작하지 못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본다”면서 “회사는 CDMO 사업을 위해 셀바솔(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 회장은 이러한 투자와 파이프라인 확대를 뒷받침할 실적 개선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 회장은 “3분기에 합병 상각의 터널을 나왔다”며 “4분기는 전 분기보다 매출액이 최소 30% 이상 성장하고, 영업이익률은 40% 이상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매출원가율 30%대 중반, 영업이익률 40% 내외 수준 등 주요 실적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3분기 미국과 유럽에 신규 출시된 스토보클로-오센벨트(데노수맙), 옴리클로(오말리주맙) 등 고수익 신규 제품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연말에는 아이덴젤트(애플리버셉트)와 스토보클로-오센벨트가 유럽 시장에 추가 출시돼 매출 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고수익 신규 제품들이 큰 호평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영업이익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실적 성장을 기반 삼아 새로운 도약을 이끌 신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 6602억원, 영업이익 7288억원을 기록헸으며 셀트리온은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290억원, 영업이익 3014억원을 기록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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