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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3배 정원으로 물든 서울… ‘5분 정원도시’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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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0 15:40:27   폰트크기 변경      
1010곳 조성… 목표보다 1년 초과 달성

8만㎡ 녹지로 이산화탄소 469t저감 효과
가로ㆍ공원ㆍ하천 등 생활권 정원화 가속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구조물 녹화. / 사진 : 서울시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의 가을 풍경이 바뀌고 있다. 시청 앞 ‘한뼘정원’에서 잠시 숨 고르는 직장인 A씨, 신림동에서 도림천과 관악산 나들목을 지나 학교에 도착하는 B씨의 통학길처럼, 일상 동선 곳곳에 작은 정원들이 끼어들며 도시의 결이 달라졌다. 그 배경에는 서울시가 지난 2년간 집중해온 ‘매력가든ㆍ동행가든’ 프로젝트가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시는 2024년부터 3년 간 총 1007개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2025년 현재 조성된 정원은 1010곳으로 목표보다 1년을 앞서고, 수치상으론 이미 초과 달성이다. 연말까지 140곳이 더해지면 최종 완성률은 115%에 이른다. “걸어서 5분이면 정원을 만나는 서울”이라는 구상이 구체적 풍경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규모만 보면 변화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원으로 탈바꿈한 면적은 68만㎡. 여의도공원(23만㎡)의 3배이자 국제 규격 축구장 95개를 펼쳐놓은 넓이다. 이 중 절반인 34만㎡는 시멘트 포장을 걷어내고 녹지를 새롭게 깐 사례로, 회색 도시 속 숨 막히던 공간들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원의 얼굴도 단순하지 않다. 공원 내 노후 공간 435곳이 새 정원으로 손질됐고, 도로변과 교통섬, 주택가 틈새의 ‘가로정원’ 277곳이 도심 보행길을 부드럽게 잇는다. 하천 내부에도 128개의 정원이 조성돼 계절별 초화류와 수생식물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산책길을 따라 이어진다. 산림 내 정원 81곳, 마을정원 45곳, 옥상ㆍ고가하부 같은 구조물 녹화 28곳까지 더하면 정원은 더 이상 특정 공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서울 광진구 한 마을에 조성된 정원. / 사진 : 서울시 제공 



계절 변화를 풍성하게 하려는 식재는 더욱 세밀하다. 교ㆍ관목 113만 8502주, 초화류 408만 7225본이 심어졌고, 덕분에 새로 조성된 녹지는 연간 이산화탄소 469t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서울시 탄소저감 기본계획에 따른 ‘1만㎡당 이산화탄소 6.9t’ 기준을 적용한 결과다. 정원이 도시의 분위기뿐 아니라 기후 대응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조기 완성의 동력은 자치구였다. 처음엔 서울시 단독 사업이었지만, 이후 25개 자치구 모두가 자체 예산을 투입하며 속도가 붙었다. 전체 1010곳 중 서울시가 741곳(73%), 자치구가 269곳(27%)을 조성했다. 각 구가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만큼 정원 발굴도 수월했고, 생활권에 더 밀착된 공간들이 빠르게 완성될 수 있었다.

정원 관리 역시 자치구와 각 시설 관리부서가 맡는다. 서울시는 실무자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전문가 강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민 참여 기반의 가드닝 활동도 넓혀 지속 가능한 정원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매력가든·동행가든을 시작으로 시민이 정원 안에서 행복한 일상을 누리고, 서울을 찾는 방문객이 도시의 매력을 느끼도록 ‘5분 정원도시 서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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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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