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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570억달러·4분기 전망 650억달러…“AI 선순환 궤도 진입”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3분기(8∼10월) 실적에서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시장에 맴돌던 ‘AI 거품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51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3달러로 시장 예상(1.25달러)을 넘어섰다.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치솟으며 196달러선을 기록했다. 하루 새 8% 이상 급등한 셈이다.
엔비디아의 4분기 전망은 더욱 강력하다. 4분기(11월∼내년 1월) 매출 가이던스로 650억달러(±2%)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616억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로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황 CEO는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은 “엔비디아가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던 매출 전망과 총이익률 모두 명확히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AI 인프라 투자는 아직 미국 GDP의 1% 수준”이라며 거품론을 일축했다.
실적 호조와 함께 엔비디아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UAE G42와 사우디아라비아 AI기업 ‘사우디 휴메인’에 대해 엔비디아 최신 블랙웰 칩 최대 3만5000개 상당의 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승인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우방국과 추진 중인 ‘AI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바이든 행정부 당시 적용됐던 광범위한 칩 수출 상한 규제를 해제한 조치다. 사우디 휴메인은 일론 머스크의 xAI, 엔비디아와 협력해 500MW급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이는 중동 내 최대 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젠슨 황 CEO는 지난달 방한 기간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총 26만장의 GPU 공급을 약속했다. 엔비디아는 상당량이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이 될 것이라고 밝혀 한국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투자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도 AI 서버용 HBM 공급 확대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AI 대표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20일 장중 6% 넘게 올라 10만원을 돌파했고, LS일렉트릭도 장중 8% 넘게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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