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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번진 '김치의 날'...호텔김치도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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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1 08:14:17   폰트크기 변경      

롯데호텔 김치./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K푸드의 인기를 타고 김치가 수출 품목 변두리에서 주류로 올라섰다. 한때는 퓨전 요리 속 재료로 취급하던 김치가 이제는 전통 그대로 수출하는 대표 품목이 됐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김치 수출액은 1억3739만달러(2018억2100만원)를 기록 중이다. 이 속도라면 역대 최대인 지난해(1억6357만1000달러)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김치의 위상 변화는 수출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과거 김치는 한식당 상차림에 곁들이는 반찬이거나 김치 햄버거 같은 퓨전 메뉴에 들어가는 보조 재료에 가까웠다.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현지 요리에 김치 맛을 살짝 더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김치 한 접시가 메인 요리인 현지 식당들도 대거 등장했다.

‘김치의 날(11월 22일)’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기도 하다. 국내에서 시작된 기념일은 재외동포 사회를 거쳐 미국을 비롯한 여러 곳으로 퍼지면서 지금까지 5개 국가, 16개 지역에서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이런 변화가 가능한 건 대기업들의 대량 생산 표준화 체계가 먼저 깔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대기업이 이끌어 온 생산 체계는 수출 확대의 기반이 됐다. 비비고 김치나 종가 김치 같은 브랜드가 미국과 유럽 대형 마트 매대에 자리 잡으면서 김치는 라면이나 만두와 함께 K푸드 패키지의 기본 구성이 됐다.

실제 현지 냉장 유통망을 확보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김치는 한식당에서나 보던 음식에서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상품이 됐다. 대상은 202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업계 최초로 김치 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현재 폴란드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에서 인수한 기업을 통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생산·유통 기반이 안정되면서 김치 수출 방식은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대량 수출 중심에서 스토리텔링을 입힌 프리미엄 김치가 해외로 나가면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호텔 김치’가 대표 사례다. 호텔 김치는 단순히 재료만 고급을 쓰는 게 아니라, 그동안 호텔이 쌓아온 미식에 대한 이미지와 서비스 경험을 함께 담아 해외로 내보낸다.

호텔 중에서는 워커힐호텔앤리조트가 먼저 움직였다. 워커힐은 지난 9월 ‘워커힐호텔 김치’ 7톤(t)을 업계 최초로 수출했다. 한인들이 많은 LA를 중심으로 풀린 이 김치는 선적 물량의 절반가량이 사전 판매 하루 만에 소진됐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10t 규모를 2차로 보냈다. 프리미엄 브랜드 ‘수펙스 김치’도 내년 초 목표로 준비 중이다. 특히 워커힐은 자체 개발한 ‘자연 발효 지연 포장 기술’을 적용해 현지에서도 갓 담근 김치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내년 김치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호텔이 진출해 있는 국가에 우선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조선호텔 김치’의 글로벌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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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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