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까지 더해지며 한은이 인하 대신 현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7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현 2.50%) 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 총재가 지난 12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지표에 따라 정책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시장은 이를 ‘인하 폭 축소 또는 동결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이 총재의 외신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의 실제 의중을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통화정책 경로는 성장 둔화보다는 금융안정 요인이 더 부각되고 있어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준의 12월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한 점도 동결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준과의 정책 간극이 커지면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한은은 통상 연준의 방향 전환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연준 인사들의 최근 발언은 엇갈리고 있다.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하면 지금처럼 제약적일 필요는 없다”며 본인의 결정이 정책금리를 좌우하는 상황이면 0.25%포인트(p) 인하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날 실업률 상승을 언급하며 “관세발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이후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은 40%선에서 70%선까지 급등해 반영됐다.
다만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두 차례 인하 후에도 물가 둔화나 고용 냉각의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12월 추가 인하는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인하 판단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이 드러났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이미 심화된 만큼 금리 인하 시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외국인 주식 매도세에 주간 종가(15시30분) 기준으로 1475.6원에 마감해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시장 역시 통화정책 판단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10.15 대책 등 수요 억제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보다는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11%에서 이번주 0.13%로 확대됐고, 서울은 0.17%에서 0.20%로 더 큰 폭으로 올랐다.
한편,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수정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이 유력하다고 분석한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1%, 내년 1.9%로 각각 0.2%p, 0.3%p 상향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상·하반기 각 1회씩 총 2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져 최종 기준금리는 2.00%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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