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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유건설도 결국 '좌초'...공공시장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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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5 06:00:47   폰트크기 변경      

충남 4위 건설사 148억 연체로 당좌거래 정지

태영ㆍ계룡ㆍ도원 등 연쇄 타격 불가피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충남 4위, 전국 124위 건설사인 해유건설(대표 한세우)이 이번 주 내 법원에 회생관리 신청을 앞두고 있어 건설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작년부터 심화된 경영 어려움으로 현금 조달을 위해 공공공사 수주에 공격적으로 임했던 만큼 공공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관련 기관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유건설은 농협과 신용보증기금에 약 148억원을 연체하며 지난 14일 농협으로부터 당좌거래정지 조치를 받았다. 회사 측은 주말 내 법정관리 신청용 자료를 준비했으며, 늦어도 이번 주 수요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해유건설은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지역 업체지만 관할 대전지방법원 대신 서울회생법원을 택했다. 이는 빠른 처리 속도와 전문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회생법원은 도산 전문 법원으로 평균 1개월 내 개시결정이 이뤄지는 반면, 지방법원은 수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회생법원이 회생 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채무자에게 완화적인 기준을 적용한다는 평가도 있어,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유건설이 작년부터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현금 확보를 위해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해유건설은 올해만 10여개 이상의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강릉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건립사업’을 시작으로 ‘충남국제테니스장 조성사업’, ‘인천 검단신도시 업무시설 신축공사’, ‘청주 오송 국제학교 도시개발사업’, ‘산노리 자연문화예술촌 조성사업’, ‘부산 명륜동 공동주택공사’ 등 공공ㆍ민간 가릴 것 없이 수주에 나섰다.

이 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대형 공공공사 현장이다.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총사업비 1800억원 규모 ‘국립도시건축박물관 건립사업’은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이 주간사(45%)를 맡고, 태영건설(35%), 해유건설(20%)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나머지 두 회사의 피해와 공사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서천특화시장 재건축사업’은 해유건설이 주간사로 참여하며, 지난 7월 착공 직후부터 4개월째 공사가 중단됐다. 충남개발공사가 발주한 이 사업은 2027년 초 준공 목표였으나 현재 터파기만 완료된 상태다.

‘홍성군 신청사 건립사업(공사금액 776억원)’도 우려가 크다. 홍성군은 지난해 도원이엔씨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으로 본계약을 체결하고 10월부터 우선 시공분(기초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지만 해유건설이 이탈하며 공사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도 ‘아산 모종 샛들지구 도시개발사업(215억원ㆍ주간사 서한)’등 기존 진행 중 사업들을 합치면 해유건설이 참여한 사업 규모는 상당하다. 건설업계는 이들 사업에서의 공사 중단과 대금 문제 등으로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유건설과 사업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이미 작년부터 부도 위기설이 돌았던 만큼 나름의 대비를 해오며 미수금이 기성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을 해왔다”라면서도, “분담금 등 연체분이 있어 골치는 아프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해유건설은 올해 Y사(시공능력평가순위  1178위)에 이어 충남에서 두 번째 도산한 건설사로 기록됐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토목건축공사업 기준 2037억원을 기록했고, 상시 종업원 142명을 고용하고 있을 정도로 중견 건설사이지만 민간건축 부문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작년에만 부실채권 2건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유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이 지역 건설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지역 건설사들의 자금경색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추가 도산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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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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