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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00조 부채 그대로인데…고환율에 가스 가격까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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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5 09:12:11   폰트크기 변경      
연 이자만 4조원대…신재생 전력망 등 비용↑

주택용 전기료는 10분기째 동결


가스생산을 마치고 CCS 저장소로 전환을 준비 중인 동해-1 가스전./ 가스공사 제공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한국전력이 200조원대 부채를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환율과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추가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들어 빠르게 오르고, 원ㆍ달러 환율도 1500원 선을 위협하면서 코로나19 및 러·우 전쟁 발발 당시의 비용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당 4.6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1.5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랐으며, 2022년 12월 28일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은 한전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전력도매가격(SMP)은 보통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 발전단가에 좌우되는데, 전력수요가 높은 시기에는 LNG 가격결정비중이 90%를 넘는다. LNG 가격이 오르면 SMP가 상승하고, 이는 한전의 전력구매 정산금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가스값은 동절기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다. 하지만 최근의 급등세는 미국 등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인한 LNG발전 수요 증가 등 구조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연간 약 4600만t의 LNG를 수입하는 만큼 환율 부담도 만만치 않다. 2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0원을 넘기도 했다. 2022년 말 1300원도 안 되던 환율이 현재 1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LNG 수입선 다변화로 가격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높아지는 환율은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라며 “고환율ㆍ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LNG발전단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전은 최근 2∼3년간 국제 연료가격 안정화에 힘입어 분기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익의 상당 부분은 부채 이자로 소진되는 실정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한전 부채는 약 205조원으로, 연간 이자 비용만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탈석탄·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비용 부담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석탄발전을 줄이고, 발전 비용이 비싼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 한전의 전력구매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화 될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에도 10조원 이상의 비용 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전기요금은 수년째 묶여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2023년 2분기 인상 이후 올해 4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동결됐다. 산업용 전기요금 역시 4분기 연속 변동이 없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매년 4조원씩 부담하는 이자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소비자에게 돌아온다”며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해 부채를 선제적으로 줄여 놓아야 향후 가스·유가 변동성에 대응할 여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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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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