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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제2의 금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속속 위탁매매 서비스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5곳은 배출권 위탁매매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5위 대형 증권사가 내년 배출권 위탁매매 서비스 개시를 고려하고 있다. 신청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라면서도 “생각보다 시스템을 만들기가 복잡하다. 시범 운영 중인 NH투자증권도 1년이나 걸렸다. 구축하는 데 상당한 비용도 투입된다. 아직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중개 수수료로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24일 배출권 위탁매매 서비스인 ‘NHIS K-ETS HTS’를 출시한 바 있다. 이제 배출권도 주식처럼 증권사 전용 계좌를 통해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래시간은 기존과 같이 오전 10시~12시다. 배출권 경매와 장외거래의 시작시각은 기존 오후 1시에서 2시로 변경됐다.
그간 배출권을 할당받은 업체나 한국거래소 회원 자격을 보유한 기관은 한국거래소에서 직접거래만 가능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배출권거래중개업이 신설되면서 위탁매매가 도입됐다. 직접거래와 위탁매매 모두 할 수는 없고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연기금까지 시장 참여자가 확대됐다. 이들은 위탁매매를 통해서만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는 배출권 위탁매매에 참여할 수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측은 “개인이 배출권 현물 거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 문제와 김치 프리미엄 등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에 헷지를 할 수 있는 선물 시장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기후부는 내년 배출권 선물 시장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선물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수요를 충족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금 시장처럼 배출권 시장도 덩치가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을 무료로 할당하는 비율을 줄이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발표된 제4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안을 보면 2030년까지 발전 부문의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도 50%로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현재는 10%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는 배출권 시장의 수익성이 높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은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배출권은 개인이 사용할 곳이 없고 만기도 있다”며 “배출권 무상할당 비중이 줄면 아무래도 부족한 기업은 더 많이 구매해야 하므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배출권 시장의 목적은 이러한 거래 활성화가 아닌 온실가스 감축 이행”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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