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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LG광화문 빌딩 모습./사진=LG생활건강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K뷰티 호황기 속에서도 맥을 못 추고 있는 LG생활건강이 조직 개편에 나선다. 조직 변화에 본사 이전까지 겹치면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실행 속도를 높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기존 조직을 축소ㆍ재편하는 방향의 연말 인사를 곧 단행한다.
핵심은 기존 뷰티 부문 아래 6개 유닛과 생활용품 부문 아래 5개 유닛 등 총 11개 유닛을, 뷰티 부문 아래 4개 유닛과 생활용품 부문 아래 2개 유닛 등 총 6개 유닛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바뀌는 조직은 뷰티 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오겔과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기존에 생활용품 부문 아래에 있었던 브랜드를 뷰티 부문으로 옮기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중국ㆍ면세 시장으로부터 타격 받은 이후 흔들린 뷰티 부문 축을 재정비하고, 더마와 헤어 등 새로 성장하는 브랜드를 뷰티 쪽으로 재배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은 크게 뷰티(화장품) 부문, 생활용품(HDB) 부문, 음료(Refreshment) 부문으로 나뉜다. 세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30%씩 차지하고 있다.
다만 뷰티 부문 실적은 하락세다. 지난해 3분기 37%였던 뷰티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30%까지 줄었다. 지난 2분기 163억원이었던 영업손실도 이번 3분기에는 588억원으로 커지며 적자 폭이 더 확대되기도 했다.
반면 닥터그루트ㆍ유시몰 등이 해외에서 선전하면서 생활용품 비중은 33%에서 38%로 늘었다. 생활용품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5964억원(4.1%), 영업이익 424억원(6.8%)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뷰티 쪽으로 옮기는 생활용품 브랜드가 미국 코스트코 같은 대형 마트와 아마존ㆍ올리브영 등 다각화한 유통망은 유지하면서, 뷰티의 브랜딩과 스토리텔링 등 기획력을 얼마나 덧붙여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이사를 앞두고도 내부 공기가 술렁이고 있다. 광화문LG 사옥에서 서울역LG 사옥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임시로 마곡 LG생활건강 사무실에 머무는 방안이 논의돼 짧은 기간 두 차례 이사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좌석 동선과 장비 재배치 등으로 조직 피로도가 커지는 데다 마곡에 체류하는 동안 출ㆍ퇴근 동선이 길어지는 구성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LX홀딩스가 LG광화문 빌딩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LX그룹과 접점이 없는 데다 실적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비용 효율화 차원으로 LG서울역 빌딩이 후보로 떠올랐다. 실제 도심권역(CBD) 중심에 위치한 LG광화문 빌딩의 임대료는 CBD 외곽에 자리한 LG서울역 빌딩보다 최대 약 3배까지 비쌀 때도 있다.
최근 로레알 출신의 새 수장 이선주 사장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을 예고한 시점에서 사옥 이전 변수까지 더해지며 불안정한 내부 분위기 조기 수습과 이동에 따른 조직 안정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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