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 /사진: 이마트24 제공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이마트24가 신세계그룹의 상품 기획 역량을 총동원해 ‘10∼30대 고객을 가장 잘 아는 편의점’으로 정체성 세우기에 나선다. 이마트24 내에 트렌드 연구소를 설립, 소비 변화를 연구한 결과물을 토대로 신세계그룹 내 푸드, 패션, 뷰티 등 관련 계열사와 협업 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28일 이같은 전략을 처음으로 접목한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트렌드랩 성수점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 인근에 30평(100㎡) 규모로 조성했다. 인근에 올리브영N성수가 있어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10∼30대 고객 방문도 기대되는 입지다.

이 매장은 체험형 매장을 넘어 이마트24의 브랜드 방향과 중장기 상품 전략을 집약적으로 선보이고 실험하는 공간이다. 내부는 △브랜드 팝업존 △이벤트존 △투 고 카페존 △스타상품존 등으로 구성했다.

브랜드 팝업존은 매장 입구에 자리했다. 젠지(Gen Z)세대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 위주로 구성해 3개월 단위로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첫 브랜드는 뷰티 브랜드 ‘어뮤즈’와 패션 플랫폼 ‘W컨셉’의 상품으로 구성했다. 어뮤즈 상품은 인근 올리브영N성수의 판매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

이벤트존에서는 10∼30대가 선호하는 차별화 상품, 트렌드 상품을 선보인다. 첫 상품으로는 ‘트릭컬 리바이브’의 단독 굿즈 18종을 채택했다. 트릭컬 리바이브의 팬들은 ‘교주’로 불리며 출시 2년째 강력한 팬덤과 인기를 지키고 있다. 예약구매 전 트렌드랩 성수에서 직접 굿즈를 보고 구매 가능하다. 귀멸의 칼날, 스파이 패밀리 등 국내 팬이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굿즈 40여종도 선보인다. 이마트24 단독 콜라보 굿즈도 판매한다. IP(지적재산) 상품과 함께 ‘탕화쿵푸’, ‘응급실떡볶이’등 젠지 세대가 선호하는 F&B(식음료) 브랜드와 협업한 간편식도 선보여 고객 반응을 테스트한다.

스타상품존은 이마트24가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개발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공간이다. 신세계푸드와 손잡은 ‘서울대빵’ 시리즈,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협력한 ‘손종원 셰프 도시락’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24가 매월 출시하는 스타상품을 가장 먼저 공개해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투고 카페존에서는 즉석커피 5종, 과일 리얼 스무디 6종, 베이커리 6종 등 테이크아웃 메뉴를 운영한다. 매장 안과 밖에 취식공간도 마련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주류 코너에서는 신세계L&B와 협력해 20∼30대 사이에서 인기인 다양한 주종을 선보인다. 술과 음료를 섞어먹는‘믹솔로지’트렌드에 맞춰 조합 패키지,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하는 페어링 패키지 등으로 차별화했다.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의 브랜드 팝업존. 어뮤즈, W컨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문수아기자

△유통 강자 그룹 역량으로 이마트24 구원 가능할까
이마트24가 10∼30대 고객 중심으로 방향을 맞춘 건 잠재 고객을 확보해 업계 상위 기업들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24의 올해(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26억원으로 67억원 늘었다. 바깥에서는 편의점 업계가 GS25ㆍCU 투 톱 체제로 굳어지는 추세까지 마주했다. GS25와 CU의 핵심 고객은 2023년부터 40대 이상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기존의 IP 상품 등으로 ‘젊은 편의점’의 가능성을 확인하자 리브랜딩까지 단행한 것이다.

이마트24는 패션, 뷰티, 델리 등 콘셉트에 맞춘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년까지 4곳 열 계획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차별화 상품을 선보이고 시장성을 확인한 상품 위주로 빠르게 전국 점포에 확산해 점포 매출을 키우겠단 구상이다. 점포 매출이 늘면 다시 상품 개발에 투자할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차별화 상품으로는 △FF(Fresh Food)상품 △디저트ㆍ베이커리 △즉석커피 등 3대 핵심 카테고리를 중점 육성한다. 고물가,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 환경 변화에 따라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는 카테고리다. 올해 400종의 차별화 상품을 선보였고 내년에는 600종을 추가 출시한다. 편의점 점포 1곳당 평균 2000여 개 상품을 갖추는데, 그 중 절반이 차별화 상품으로 바뀌게 된다. 여기에는 신세계푸드, 신세계L&B,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날, W컨셉 등 그룹 관계사와의 시너지도 활용한다.

이마트24 최진일 대표이사는 “트렌드랩 성수점에서 매월 가장 먼저 신상품을 선보이고, 정기적으로 트렌디한 브랜드를 소개함으로써 이마트24가 ‘가장 트렌디하고 힙한 편의점’이자 ‘10∼30세대를 가장 잘 아는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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