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인수합병 가속페달
AIㆍ웹3 시대 재도약 본격화
검색ㆍ커머스 등 성장축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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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두나무 합병 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네이버 제공 |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공격 본능’이 네이버 제2 전성기를 여는 핵심으로 부상했다.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업계 리딩기업을 자사 생태계에 끌어들여 인공지능(AI)ㆍ웹3 시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인수합병(M&A)이 아니었으면 네이버는 지금 망해 없어졌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두나무와의 기업 결합을 설명하는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네이버의 25년 역사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 의장은 “네이버 혼자만으로는 워낙 어렵고 힘든 경쟁이기 때문에 좋은 기술과 서비스를 가진 회사와 힘을 합쳐왔다”며 “PC 시대 한게임, 서치 솔루션 회사들과 협력해 시장을 지켰고, 모바일 시대는 첫눈과 합병해 일본 진출, 라인이라는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 한게임(현 NHN) 인수합병, 네이버파이낸셜-미래에셋 투자 유치, CJ대한통운을 포함한 CJ그룹과의 지분 교환 등 주요 성장 동력을 직접 디자인해왔다.
이 의장이 지난 3월 7년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했다. 검색 플랫폼으로 시작한 네이버가 커머스ㆍ콘텐츠ㆍ핀테크 등 다양한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며 자사 AI 역량과 각 분야 리딩 기업을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거대 이용자 풀과 외부 기업의 콘텐츠를 연결하는 역할은 자체 개발 AI가 담당하며 ‘완성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만 해도 미국 투자 전문 자회사 네이버벤처스를 세워 영상이해 AI 기업 트웰브랩스에 투자했고, 8월에는 ‘스페인판 당근마켓’ 왈라팝을 인수했다. 9월에는 신선식품 유통 강자 컬리 지분을 확보하며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냈다.
과거 인수합병과 지분 교환을 앞세워 사업 구조를 재편해온 이 의장의 경영 스타일은 이번 두나무 합병에도 핵심으로 작용했다. 네이버는 핀테크 부문뿐 아니라 AI와 웹3라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두나무와 함께 파헤쳐간다는 계획이다.
이 의장은 “AI와 웹3라는 거대한 파도는 혼자 해나가기 어려운 싸움인 만큼, 웹3에 가장 좋은 기술과 이해력을 가진 회사와 협력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며 “AI와 웹3의 융합이라는 저희만의 새로운 기술과 기획,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가장 먼저 선보일 시너지는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다. AI가 사용자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자산 관리, 자동 맞춤형 투자를 실행하는 금융 에이전트 서비스 출시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25년간 조성한 검색, 쇼핑, 콘텐츠 등 생활 서비스 생태계 전반을 차세대 금융과 결합해 자사 플랫폼 안에 ‘락인’하는 효과를 노린다. 네이버 커머스와 콘텐츠 생태계에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지원, 대체불가토큰(NFT) 생성 등이 거론된다. 내수 시장으로 무대가 한정됐던 네이버 핀테크 부문도 블록체인과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타고 세계로 무대를 넓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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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두나무 합병 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네이버 제공 |
네이버는 완성형 플랫폼을 위해 5대 성장 축으로 검색을 포함한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를 낙점했다. 본업인 서치플랫폼 외 확장성이 절실한 가운데 커머스는 검색에 맞먹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핀테크 부문은 횡보 중이다. 2021년 검색과 커머스 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48.5%, 21.5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35.2%, 29.8%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반면 핀테크 부문의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가 연 80조원 거래액을 자랑하지만, 매출 비중은 2021년 14.4%에서 올 3분기 14%로 지지부진하다. 정식 금융 사업자가 아니라 본격 여ㆍ수신 사업 진출이 불가능하고, 네이버페이 시장이 국내로 한정된 점이 한계로 지목됐다.
두나무 합병은 스테이블코인ㆍ글로벌 결제 플랫폼이라는 장기 전략과 단기 실적 개선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 1조7315억원, 영업이익 1조1836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핀테크 부문을 단숨에 네이버의 3대 축으로 급부상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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