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주년을 앞두고 있는 12ㆍ3계엄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핵심 원인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을 재차 겨냥했다.

당 대표는 이날 보수 텃밭 대구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구 국민대회’에서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여부를 둘러싼 당내 이견을 해소하고, 민주당의 ‘귀책 사유’를 부각하며 정부·여당 독주에 대항하는 명분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아가 “작년 계엄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함이 드러났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며 “많은 청년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충성스러운 군인들이 재판정에서 시련을 겪고 있고, 민주당의 무모한 적폐 몰이 때문에 사찰을 위협받는 공무원들도 있다”며 “이 모두가 결국 우리 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내란 몰이와 민생 파탄으로 1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흩어져서 이재명 독재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똘똘 뭉쳐서 이재명 독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경호 전 원내대표 영장을 반드시 기각시키고 하나 된 힘으로 정치 특검의 야당 탄압, 국민 탄압을 분쇄하자”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할 때까지 하나로 뭉쳐서 끝까지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헌정 파괴의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했다”며 “장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충격적 망언이었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같이 말하며 “장 대표는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계엄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가 불러왔다’며 헌정 파괴의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 뒤에는 ‘우리 당이 이재명 독재에 맞서 제대로 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이유를 덧붙였다”며 “이는 가해자가 스스로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정치 기만이며, 역사와 국민을 능멸하는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반성이 아니라 ‘선전포고’를 선택했다. 국민이 기대한 것은 진정성 있는 참회였다”며 “그러나 장 대표는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며 또다시 정쟁의 칼날을 갈았다. 1년 전 그날 총칼로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과오를 씻기는커녕, 또 다른 분열과 위기를 예고하는 위험한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