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이지호 신임 소위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 신임 소위가 28일 해군 장교로 정식 임관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고민하던 중 가장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았고, 해군 장교로 임관하게 된 것을 큰 자부심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소위는 임관을 앞두고 진행한 해군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지난 11주간 고된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함께한 동기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보직을 받더라도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날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그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정식 장교로 첫발을 내디뎠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 한·미 복수국적을 보유했던 그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입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사례로 주목받았다. 지난 9월 입교식에서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던 그는 이날 임관식에서 그 약속을 지켜냈다.

이 소위는 임관자 대표로 제병 지휘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하고 대열 맨 앞에 선 그는 “열중쉬어”, “뒤로 돌아”, “받들어총” 등의 구령을 정확한 발음과 동작으로 외치며 동기 장교들을 능숙하게 통솔했다. 해군 관계자는 “훈련 기간 성실한 태도와 동기들과의 관계, 생활 태도 등을 종합해 기수 대표로 선발됐다”고 설명했다.

임관식에는 가족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단상 앞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그의 임관 순간을 지켜봤으며,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이모 임상민 대상 부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계급장 수여식에서는 이 회장과 홍 명예관장이 직접 단상에 올라 이 소위의 양 어깨에 소위 계급장을 달아주었다. 이 소위는 두 사람을 향해 “해군 소위로 명 받았습니다. 필승!”이라고 우렁차게 경례했다. 취재진이 이 회장에게 아들을 안아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웃으며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고, 홍 명예관장은 손자를 꼭 안아주며 축하했다. 임 부회장도 아들과 악수하며 “고생 많았다”고 격려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예상치 못한 장면도 연출됐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이 강정호 해군교육사령관에게 “신임 소위들의 휴가를 하루 더 연장해 달라”고 깜짝 요청했고, 이에 이지호 소위를 비롯한 신임 장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날 임관식에서는 해군 75명(여군 18명), 해병대 14명(여군 3명) 등 총 89명의 신임 장교가 배출됐다. 행사장에는 임관자 가족과 주요 지휘관 등 1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국방부장관상은 박소은 소위(27)와 조민규 소위(22)가 수상했다.

139기 신임 장교들은 지난 9월 15일 입영해 11주간 강도 높은 군사교육을 이수하며 전투 체력·군사 지식·지휘 능력 등을 갖췄다. 이들은 각 병과별 초등 군사교육을 거친 뒤 실무 부대에 배치돼 국토방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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