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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기관 최초" 조달청, 이달부터 기술형입찰에 AI평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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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30 13:58:57   폰트크기 변경      

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 AI 평가

1000억 미만 사업에 중소사 진입장벽 우려


정부대전청사에 위치한 조달청 전경 / 사진: 행정안전부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조달청이 발주기관 중 최초로 오는 12월부터 발주되는 맞춤형서비스 대상 기술형입찰 설계평가에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여부를 새로운 평가항목으로 추가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각 정부부처의 AI 도입 움직임이 활성화된 가운데 나온 조치로, 건설업계에 기술경쟁력 강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30일 조달청은 건설분야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서비스로 관리하는 턴키(설계ㆍ시공일괄입찰)와 기본 및 실시설계기술제안 방식 사업의 설계평가에 AI기술 활용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변경으로 각급 기관이 조달청에 맞춤형서비스로 위탁하는 모든 사업은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는 건설주기 전 단계에서 AI관련 기술 도입여부를 평가받게 된다. 주요 평가 요소는 △AI기술의 적용가능성 △단계별 데이터의 향후 활용방안 △품질확보 및 안전사고 예방 가능성 등이다.

첫 평가 대상 사업은 내년 1월 발주 예정인 산림청 수요 ‘국립완도난대수목원 조성사업’으로, 총공사비 1468억원 규모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첨단기술 도입속도가 느린 건설분야에 AI기술 활용 여부를 평가함에 따라 건설업의 기술개발 촉진은 물론 건설현장의 안전 및 품질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평가항목 도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은 다년간의 기술형 입찰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이미 여러 사업에서 BIM, 드론 활용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경험이 있어 AI 평가항목이 추가되더라도 어느 정도 점수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AI의 어떤 요소를 구체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한 설명이 없어 다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기술개발 여력이 부족한 업체들은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이미 BIM 등을 기반으로 10년 가까이 AI 근간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중견 이하 건설사는 아직 AI를 업무에 도입도 하지 못한 상태”라며 “평가항목 추가가 오히려 중소 건설사에는 새로운 입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000억원 미만 기술형 입찰 시장에서는 AI 평가항목 도입이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중견ㆍ중소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중소형 사업에서 AI 기술력까지 요구할 경우, 대형 건설사의 자회사 및 계열 관계인 업체들의 수주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또, 기술형입찰을 시작으로 종합심사낙찰제 등 기타공사로까지 평가 항목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소 건설사 대표는“자재비 상승과 인건비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관리 비용 증가로 공사비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새로운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 대단히 부담스럽다”라며,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적정 공사비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조달청 및 정부 차원에서 AI 도입에 대한 인센티브 및 프로그램 구매와 직원 교육에 대한 지원 사업이 있었으면 한다”라고 토로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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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jh6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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