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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민경환 기자] 국내 대기업 10곳 중 4곳이 내년 긴축 경영에 나서며 국내 투자는 축소하고 해외 투자는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도입 확대로 인력 운용 합리화가 9년 만에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인 이상 기업 229개사 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10~21일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를 30일 발표했다. 300인 이상 대기업 68개사, 300인 미만 기업 161개사가 참여했다.
경영 기조는 기업 규모별로 극명히 갈렸다. 300인 이상 기업은 긴축 경영이 41%로 현상 유지나 확대 경영(각 29.5%)보다 높았다.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은 현상 유지가 45%로 확대(28.8%)와 긴축(26.1%)을 웃돌았다.
전체적으로는 긴축 경영 비율이 31.4%로 작년 조사(49.7%)보다 18.3%포인트 낮아졌다. 현상 유지는 39.5%로 11.5%포인트 올랐고, 확대 경영은 29.1%로 6.8%포인트 높아졌다.
내년 긴축 경영을 고려한 기업의 구체적 시행 계획은 ‘인력 운용 합리화’(61.1%)가 가장 많았다. 이어 ‘전사적 원가절감’(53.7%), ‘신규 투자 축소’(37%) 순이었다.
투자 계획도 규모별 차이가 뚜렷했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36.1%)이 300인 미만 기업(16.2%)보다 19.9%포인트 높았다.
특히 국내 투자는 축소한다는 응답이 300인 이상 기업에서 40%로 확대(25%)나 유지(35%)를 웃돌았다. 반면 이들 기업은 해외 투자는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45.7%로 가장 많았다. 300인 미만 기업은 국내·외 투자 모두 ‘금년 수준’이 각각 53.6%, 60.6%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의 높은 AI 도입률이 인력 합리화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300인 이상 기업의 AI 도입률은 69.1%로 300인 미만 기업(40.4%)보다 크게 높았다. 전체적으로는 응답 기업의 48.9%가 회사 차원에서 AI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도입 기업 중 91.1%는 AI가 생산성·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들 기업이 체감하는 AI의 생산성 향상률은 평균 15.5%로 나타났다.
채용 계획도 ‘올해 수준’ 52.3%, ‘채용 축소’ 25.6%, ‘채용 확대’ 22.1% 순이었다. ‘채용 축소’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41%)이 300인 미만 기업(17.1%)보다 23.9%포인트 높았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6%로 한국은행(1.8%), 산업연구원(1.9%) 전망치보다 낮았다. 국내 경기 회복 시점은 ‘2026년’(상반기 21.8%·하반기 31.0%)이 52.8%로 가장 많았다. ‘2027년 이후’는 31%였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은 기업 10곳 중 4곳(39.7%)이 올해와 유사할 것으로 답했고, 증가는 34.9%, 감소는 25.3%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대기업들의 투자 및 채용 축소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긴축경영 시행 계획으로 인력운용 합리화를 선택한 기업들이 많았다”며 “우리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업 규제는 최소화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보다 과감한 방안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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