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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종묘 너머로 세운4구역 재개발 지구가 보이고 있다. 연합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한호건설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 4구역에 보유한 토지 3135.8㎡(약 950평)를 매각한다. 사업이 정상 추진된들 이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장동 프레임’까지 덧씌우며 디벨로퍼로서의 명예 실추는 물론 경영 상 심각한 피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호건설은 토지 매각과 동시에 허위 과장 보도에 대해선 민형사상 모든 법적조치를 취해 회사 명예를 되찾을 계획이다.
1일 한호건설은 입장문을 내고 세운4구역의 시행사인 SH공사에 보유 토지를 매수해 줄 것을 공문으로 정식 요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호건설은 “종묘와 세운4구역 관련된 보존, 개발 논란과 일부 언론의 허위, 과장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4구역 토지매각을 계기로 부당 개발이익 등 그간의 터무니없는 보도로 촉발된 오해를 불식시키고, 더 이상 정치권의 정쟁의 중심에서 거론되지 않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호건설은 이번 토지 매각을 통해 회사와 관련한 근거 없는 비난과 유착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개발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의 수혜자가 아니라 가장 큰 피해자라는 설명이다.
도심 재개발사업은 수많은 토지주와 영업세입자 등 각종 이해관계자가 혼재해 사업을 추진하는데 통상 10~2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과정에서 한호건설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도 백지화되거나 바뀌면서 사업 과정에 지속적인 손실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한호건설 관계자는 “사업을 완성하는데 10년, 20년 많은 기간이 필요한 반면, 서울시 정책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5년, 10년 단위로 바뀌었다”며 “정책이 바뀌면, 디벨로퍼들은 정책에 순응해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세운지구개발사업은 지난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촉진계획결정 고시를 했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전임시장의 정책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후 3년간 재검토 과정을 거쳐 2014년 3월 촉진계획을 전면 변경해 고시했다.
한호건설은 박 시장 정책에 따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지난 2019년 박원순 시장이 노포인 을지면옥을 보존하겠다며 또 다시 세운지구 개발사업에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또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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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운4구역 조감도, |
한호건설은 서울시의 녹지축 정책으로도 ‘수혜’가 아닌,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한호건설은 “2022년 사업시행인가 완료구역 착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로부터 착공 인허가 중단 조치를 하달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시 복귀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 새로운 녹지도심 정책을 반영해 정비구역을 통합하고 대규모 녹지공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호건설 관계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요청에 따라 사업계획을 변경했으나 서울시의 인허가 변경 절차는 너무도 어려웠고 1년이면 끝날 것이란 서울시 말과는 달리 결과적으로 무려 30개월이나 걸린 지난 2024년 8월에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녹지축 조성 성과를 내기 위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세운상가 매매계약서를 첨부해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게 한호건설 측의 주장이다.
사업계획 변경과정에서의 입은 손실은 한호건설이 모두 떠안았다. 30개월 동안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사비는 6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2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건설규제로 공사기간도 대폭 늘어났고, 금리 폭등에 기부채납률도 2.5배 오른 25%까지 부담하게 됐다. 용적률 인센티브는커녕, 사업 리스크가 곱절 더 커진 셈이다. 인허가 지연에 따른 사업자의 손실에 대해선 서울시나 개발사업 비판론자 모두 관심조차 없다.
시장 상황도 악화돼 세운3지구 오피스 사업원가는 약 3390만원 임에도, 최근 세운지구 오피스 매각가격은 2512만원/3.3㎡ 당(을지로4가역 을지트윈타워)으로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한호건설 관계자는 “20년 동안 끌어온 세운지구 대신 타 지역에 투자했다면 사업적으로 성공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면 시작조차 하지 말았을 것이란 깊은 후회를 한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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