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나오면 정치적 손실 어떻게 만회하냐” 분노
“‘오세훈 죽이기’ 뜻대로 안돼”…“시민과 맞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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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민중기 특검팀의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기소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퇴장하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증거가 단 하나도 없는 무리한 짜맞추기 기소”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본인을 기소한 것에 대해 “이재명 정권과 특검의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오 시장은 이날 곧바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하명특검의 ‘오세훈 죽이기’는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이 오늘 법과 양심을 저버리고 민주당 하명에 따라 정해진 기소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오로지 사기범죄자 명태균의 거짓말뿐이고, 증거도 실체도 없어 공소유지가 힘든 사건에 대해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기소 이유를 조각조각 꿰어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년 2개월 수사하고 제 휴대전화 8대를 포렌식했지만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무죄가 예정된 기소”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 시장은 오후 3시40분께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특검의 기소 근거가 허술하다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일단 이 특검의 기소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러냐 하면 이미 명태균씨와의 대질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명씨가 저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13건의 비공표 여론조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화통화 표본 수가 대폭 과장돼 부풀려진 가짜라는 게 검찰 수사에서 입증된 것을 제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전화통화를 700회만 하고 거기에 통화되지 않은 2000개를 보태 표본 수를 대폭 늘리는 수법으로 조작한 것”이라며 “그렇게 대폭 늘려 조작했다는 사실을 저희가 딱 두 개 보고 밝혀내고 더는 ‘당신과 거래 없다’고 쫓아낸 것은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씨가 연애편지라 주장했던 두 번의 문자에서 2월 중하순경 계속 저를 쫓아다니며 ‘김영선 전 의원이 명씨를 만나달라, 이렇게 간절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만나달라고 한 사실도 여러분 다 공개된 문자로 보셨다”며 “그 역시 검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저희가 처음에 두 개 비공표 여론조사를 받고 그렇게 부풀리는 수법을 쓰는 것을 알면서도 열세 번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계속 돈 주고 샀다는 뜻이 된다”며 “저희가 바보인가. 조작된 여론조사인 것을 알면서 13번 ‘시리즈’로 돈을 주나”라고 말했다.
또 기소된 여론조사 건수에 대해서도 “기소 건수를 보면 공표 여론조사가 3건, 비공표 여론조사가 7건이라는데 도합 10건”이라며 “그런데 그간 여러 언론기관 취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공표 여론조사 6개, 비공표 여론조사 13개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명씨도 그렇게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공표 여론조사 3건, 비공표 여론조사 6건은 어디로 사라졌느냐. 왜 공소 대상에서 빠졌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설명하기가 앞뒤가 안 맞고 궁색하니 기소 대상에서 빠뜨린 것”이라며 “특검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그래야 이번 공소 제기가 민주당 압력이나 하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순수한 법률적 판단에서 한 것이라는 점을 특검이 설득력 있게 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지켜보겠다. 공소장을 어떻게 썼는지, 왜 갑자기 기소된 게 절반으로 줄었는지, 액수는 전혀 줄지 않고 3300만원이 그대로 유지됐는지. 이것도 참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오늘 정말 어이가 없다. 아무리 정치에 오염된 특검이라 해도 이런 식의 무책임한 기소를 해놓고 나중에 유죄 판결 나오기를 기대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나중에 무죄가 나왔을 때, 법원에서 무죄가 나왔을 때 정치적 기소에 의해 손해를 본 그 정치인은 그 손실을 어디에서 만회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기소가 정치적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특검의 행태로 보아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기소를 안 할 수도 있겠다는 염려는 했지만, 막상 기소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의 ‘오세훈 죽이기’에 저는 결코 영향받지 않겠다”고 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판으로 시정 공백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이 사건이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라며 “실제로 이 사건 때문에 그동안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제가 조사 시점도 토요일로 선택해 명태균씨와 대질조사 받은 것을 다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그런 영향은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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