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넘으면 차량 59%…장거리는 자가용
서울 대중교통 60%, 경기ㆍ인천 차 70%
청년ㆍ장년 지하철…연령대별 패턴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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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 시민과 수도권 주민이 하루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250m 단위까지 쪼개서 분석한 결과 이동 거리ㆍ목적지ㆍ연령대에 따라 교통수단 채택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동 패턴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3일 KT와 공동 구축한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 목적 7종과 이동 수단 8종을 결합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수도권 전역을 4만1023개 격자로 촘촘히 나눠 20분 간격으로 이동 행태를 집계한 국내 최초의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다. 기존 시군구ㆍ읍면동(1186개) 분석보다 최대 35배 정밀하며, 출근ㆍ통학ㆍ쇼핑ㆍ병원 방문 등 실제 생활 이동의 패턴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먼저 이동 거리에 따라 선택하는 교통수단이 달랐다. 1∼4㎞ 단거리는 버스 이용이 44%로 가장 많았으나, 5∼19㎞ 중거리 이동에서는 지하철이 53%로 ‘절대 우세’를 보였다. 반면 20∼35㎞ 장거리 이동에서는 차량 이용이 59%로 가장 높았다. 일정 거리 이상에서는 자동차 의존이 뚜렷해지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목적지에 따라 교통수단 채택도 달랐다. 서울로 향하는 이동은 대중교통 이용이 60%에 달했다. 역세권 중심의 업무지구ㆍ학교 밀집 효과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반면 경기ㆍ인천으로 이동할 때는 차량 이용률이 각각 68%, 73%로 서울과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외곽의 대중교통망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직주근접도가 떨어지면서 자동차 의존이 뚜렷한 모습이다.
연령대별 교통수단 선호도 역시 확연하게 달랐다. 청년층(20∼39세)은 지하철 이용이 48%로 가장 높았다. 역세권 중심의 생활권, 직장ㆍ학교 접근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년층(40∼59세)은 차량 이용이 45%로 가장 많았다. 가족 단위 이동과 긴 직주 거리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60세 이상 장년층은 다시 지하철 이용이 44%로 늘어나 요금 부담ㆍ도보 접근성 등 실질적 요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이번 분석 결과를 정책에 직접 반영할 계획이다. 우선 광역교통 분야에서는 ‘파주–광화문’, ‘시흥–여의도’처럼 광역버스 투입이 필요한 구간을 데이터로 선별해 최적 노선을 과학적으로 도출하고 배차 계획에 신속히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김포–강남’ 등 주요 통근 구간에서 지하철 하차 후 도보 이동이 과도하게 긴 지역을 식별해 따릉이 신규 배치나 보행 환경 개선 같은 맞춤형 대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ㆍ시설 계획에서도 연령대별ㆍ수단별 이동 행태를 참고해 노년층이 도보로 접근 가능한 의료시설, 청년층이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쇼핑시설처럼 정책 만족도가 높은 시설 입지를 고르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앞으로도 서울시는 시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발굴·개방하여 AIㆍ데이터 기반의 도시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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