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니콘 1276개 중 미국 717개로 과반…압도적 1위
유니콘 되기까지 한국 9년ㆍ주요국 7년 소요…업종도 AIㆍIT보다 소비재ㆍ유통 편중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혁신 성장의 척도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보유수가 우리나라는 13개로 세계 11위 수준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미국은 229개사를 추가로 배출한 반면, 우리나라는 2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글로벌 스타트업ㆍ벤처투자 시장조사 전문기관 CB 인사이트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1276개로 집계됐다.

이 중 미국기업이 717개로 전체의 56.2%를 차지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4년간 미국 유니콘 기업은 229개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72.2%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2개 증가에 그쳤다. 19개가 감소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유니콘 배출 양상을 보인 것이다.

상의 관계자는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는 포지티브 규제와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성장 페널티가 스타트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제한된 내수 시장 속에서 해외 진출 및 글로벌 자본 유치가 부족한 점도 유니콘 배출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속도도 우리나라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유니콘 도달 평균 소요기간(단위 : 년) / 대한상의 제공

기업 설립부터 유니콘으로 성장하기까지 걸린 기간을 전수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들은 평균 8.99년이 소요됐다.

중국이 6.27년으로 가장 빨랐고, 독일(6.48년), 미국(6.70년), 이스라엘(6.89년)의 유니콘 기업들은 평균 6년대의 시간이 걸렸다. 유니콘 보유 상위 10개국 전체의 평균 소요기간은 6.97년이었다.

대형 언어 모델(LLM) 개발 기업인 오픈AI(3.62년), 엔트로픽(2.02년), 퍼플렉시티(1.72년)와 엑스AI(1.22년)는 AI 중심의 대규모 벤처투자에 힘입어 비교적 단기간에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유니콘 기업이 속한 업종에사도 상위 10개국과 우리나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주요국-한국 유니콘 기업 업종 분포 / 대한상의 제공

상위 10개국의 유니콘 기업들은 AIㆍIT 솔루션 분야가 36.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은 소비재ㆍ유통 분야가 46.1%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김현수 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기업 성장의 상징적 지표인 유니콘 기업 배출이 둔화하는 것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제도 혁신과 풍부한 자본 유입이라는 양 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유니콘 육성 생태계를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