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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겨울철 연비 개선…한온시스템 ‘히트펌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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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04 18:28:38   폰트크기 변경      

엔진 열 없이 전기 활용해 난방 구현
저온 연비 15% 개선…혁신상 수상
완성차 업체 EREVㆍPHEV 공략


‘올해의 산업기술혁신상’을 수상한 한온시스템의 ‘HEV 통합 열관리 제어 기술’./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연비가 장점인 하이브리드카도 겨울철에는 연비가 급격히 떨어진다. 추운 날 히터를 켜면 난방을 위해 엔진이 자주 켜지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4일 하이브리드카는 신호 대기나 저속 주행 중 엔진이 꺼지며 연료를 아낀다. 문제는 겨울철이다. 엔진이 돌아갈 때 발생하는 열로 난방을 하는 자동차 특성상,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운전자가 히터를 틀면 난방을 위해 엔진이 다시 켜지는 구조다. 연료를 아끼려는 하이브리드 목적에 배치되는 결과다.


한온시스템은 이 문제를 ‘히트펌프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열을 만드는 장치’로, 원리는 에어컨의 반대다. 에어컨이 실내 열을 밖으로 빼내 시원하게 만든다면, 히트펌프는 거꾸로 바깥 공기에서 열을 뽑아 실내를 데운다.

작동 순서는 이렇다. 먼저 전동 컴프레서가 냉매를 압축한다. 압축된 냉매는 뜨거워진다. 이 열이 ‘수냉식 콘덴서’라는 장치를 지나며 물을 데운다. 따뜻해진 물이 실내로 들어가 난방에 쓰인다. 결국 전기로 열을 만들어 엔진 없이도 난방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이 열린 서울 코엑스에서 만난 이해준 한온시스템 선행시스템팀장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 기술을 적용해 FTP 모드(연비 측정 모드)로 약 30분간 시험한 결과, 히트펌프가 없을 때보다 엔진이 약 700초(약 12분) 더 꺼져 있었다”며 “저온 연비가 약 15%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의 양산 적용은 쉽지 않다. 이 팀장은 “하이브리드는 가격 경쟁이 치열해서 부품 하나 추가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연료비 개선 효과를 고려하면 상쇄 가능한 수준이지만, 아직 확정된 양산 계약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나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적용 가능성이 높다. 이들 차종은 배터리 용량이 커서 엔진이 꺼져 있는 시간이 길고, 그만큼 히트펌프의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외에 EREV, 하이브리드 등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어 이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온시스템 4세대 히트펌프 시스템 전시품./사진: 강주현 기자

한온시스템은 이 기술로 3일 ‘올해의 산업기술혁신상(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서는 강성호 한온시스템 APIC(아시아태평양혁신센터) 센터장(전무)이 대표로 상을 받았다. ‘HEV 통합 열관리 제어 기술’이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산업기술 R&D 기대성과 10선’에 선정됐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40억8900만원의 정부 출연금을 지원받아 개발됐다.

한편 한온시스템은 이번 전시에서 기아 EV3에 탑재된 4세대 히트펌프 시스템도 선보였다. 기존에 분산 배치됐던 냉매 밸브, 배터리 칠러, 수랭식 컨덴서를 일체형 모듈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전시품인 ‘인텔리전트 캐빈 에어 퀄리티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차량 내부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항박테리아 필터로 1차 여과를 하고, 광촉매 모듈에서 빛을 쏘아 바이러스와 세균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올해 초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분야 권위 있는 상인 ‘PACE Award’를 수상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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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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