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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테크]1470원 고환율에 ‘환테크’ 부상…선택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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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05 07:00:12   폰트크기 변경      

달러예금 잔액 122.5억달러…넉달 연속 증가

달러 약세 및 변동성 조짐…추가 매수보다 분할 매수 추천

사진=대한경제 DB.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치솟은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보유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달러예금 등 다양한 환테크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에도 불구, 달러 축적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더 커 무리한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원(%) 오른 ---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6월4일 --원(종가)에서 6개월만에 ---원(%)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의 달러예금 잔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2억5300만달러로 집계됐다. 8월 말(116억1800만달러) 이후 넉 달 내내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개인 달러 예금이 30억달러를 넘어 2022년 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환전해 적립한 뒤 환차익 실현이나 해외 소비 등을 위해 다시 원화 또는 외화로 인출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는 시기에는 차익 실현 목적의 환매가 늘어 잔액이 줄어드는 것이 통상적이나, 최근에는 환율 상승기임에도 예금이 더 늘어나는 ‘역(逆)흐름’이 관측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확대되면서 달러 자산이 변동성 대응용 헤지 수단으로 부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해외 인수·합병(M&A) 수요 등 기업성 외화 수요까지 늘어나며 전체 외화 잔고 상승세를 키웠다.

외화 수요가 늘자 은행권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환테크 상품들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여행·소비·투자를 모두 아우르는 ‘트래블로그 외화통장’을 앞세워 MZ세대 고객층을 공략 중이다. 트래블로그는 외화 하나머니 충전·환급 기능, 해외 결제·송금 기능에 더해 하나증권과 연계한 미국 주식 매매까지 가능한 복합형 상품이다. 보관·인출이 자유로운 ‘외화머니’ 기반 구조로, 여행 경비를 담아두거나 해외 결제 시 즉시 사용 가능하다. 총 58개 통화를 지원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고, 미국 달러 충전 후 해외 주식 투자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를 통해 일상형 외화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환전 수수료 무료, 최대 1만달러 보관, ATM 출금, 달러 선물하기 등 간편 기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만 있으면 누구나 개설할 수 있으며, 모은 달러를 카카오톡 친구에게 즉시 전송하거나 해외여행 시 45개국 통화로 충전해 쓸 수 있다. 앱 내에서는 개인 평균 매입 환율 대비 실시간 환율 흐름을 시각화해 보여주고, 환율이 움직일 때 알림을 제공해 초보자도 환율 타이밍을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하루 최대 5000달러 적립과 1만달러 인출이 가능하며, 제휴 ATM에서는 카드 없이도 바로 출금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평생 무료 환전’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환율 100% 우대를 적용해 외화 매매 시 수수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구조이며, 한 계좌에서 17개국 통화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미리 충전한 외화는 해외 결제 시 추가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고,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옵션을 더해 환테크와 해외 소비를 동시에 겨냥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두 미국 달러로 처리되는 상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달러 자산의 안정성이 부각되며 장기 보장 자산으로 활용된다. 분할납입 구조를 갖고 있어 높은 환율 구간에서 가입해도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고, 해외 유학·이주 등 장기 외화 수요가 있는 경우 실용성이 크다. 10년 이상 유지 시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고환율 구간에서의 무리한 달러 매수에 대한 경계도 이어지고 있다. 환율 레벨 자체가 이미 높은 데다 향후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이 이미 고점 근처에 와 있어 단기 흐름만 보고 달러 비중을 무리하게 늘리는 건 위험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추가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편이 낫고, 환테크라고 해서 달러를 과도하게 확보하면 환율이 조정될 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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