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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에도 공장짓고 신차 개발…기아 80년 사사에 담긴 ‘분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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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05 17:07:16   폰트크기 변경      

기아, 현대차그룹 합류 이후 첫 사사 발간
50주년 사사 후 30년만…가감 없이 기록


‘기아 80년’ 토크 세션에 참석한 (왼쪽부터) 최나래 기아 책임매니저, 이장규 현대자동차 고문, 권용주 국민대학교 교수, 정의철 기아 전무./사진: 기아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기아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현대자동차그룹 합류 이후 처음으로 사사(社史) ‘기아 80년’을 발간했다. 1994년 50주년 사사 이후 30여년 만이다.

기아는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아 80년’을 공개하고, 사사 발간의 의미를 짚어보는 ‘80년 헤리티지’ 토크 세션을 진행했다. 이장규 현대자동차 고문, 정희철 기아 전무, 권용주 국민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기아 80년’은 1944년 경성정공 창립 이래 자전거에서 시작해 오토바이, 삼륜차, 승용차, 전기차, PBV까지 80년 성장사를 ‘도전과 분발’이라는 주제로 정리했다. 김철호 기아 창업자의 기술입국 정신,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디자인 경영까지 경영 철학의 계보도 담았다.

사사를 집필한 이장규 고문은 “정의선 회장님이 ‘쉽게 써달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써달라’, ‘자긍심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다”며 “성공의 역사만이 아니라 시련과 실패의 뼈아픈 역사도 가감 없이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도전과 분발’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기아는 두 번이나 부도가 났고, 1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은행 관리와 법정 관리를 거쳐 제3자 인수까지 감내한 회사”라며 “그런데도 부도가 났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새 공장을 계속 지어나갔고, 은행 관리를 받으면서도 신차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사사가 말하는 기아의 창업자가 두 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철호 사장님이 기아 시즌1의 창업자였다면, 통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만든 정몽구 회장님은 기아 시즌2의 창업자”라고 말했다.


기아 역대 로고 및 명함 변천사./사진: 강주현 기자

권용주 교수는 “처음에는 성공 스토리 위주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며 “기아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의 산업사라는 점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부도 나고 다른 기업에 인수된 뒤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케이스는 없다”며 “현대와 기아 통합은 세계 자동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편찬 실무를 총괄한 정희철 전무는 1997년 부도 당시를 회고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 전무는 “브라질 출장 중에 부도 소식을 들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났고 참담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다시는 부도가 나서는 안 된다는 전 임직원들의 비장한 각오와 헌신이 오늘의 성공을 가져온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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