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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레벨4 자율주행, 세계 최고 수준 ‘K-시티’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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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08 06:00:20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지난 4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내에 위치한 자율주행 실험도시 ‘K-시티(K-City)’를 찾았다. 이곳은 단순한 주행 시험장을 넘어, 다가올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조성된 국내 유일, 세계 최고 수준의 테스트베드다.

K-시티에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규모가 시선을 압도했다. 총면적 215만㎡(약 65만 평), 시험 주행장 규모만 여의도 공원의 9배에 달하는 이곳은 실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지난 2018년 첫 개소 이후 K-시티는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해왔다. 12단계 고도화를 거쳐 올해 11월, 마침내 3단계 고도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자율주행차의 기본 성능 검증부터 극한의 상황을 가정한 안전성 시험까지 가능한 완벽한 실험도시로 거듭났다.

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자율주차빌딩부터 비좁은 골목길, 고가 램프, 복잡한 입체교차로 등 총 15개의 특수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실제 도로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기술 검증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증하듯 현재까지 199개 기관이 이곳을 찾아 7071회, 총 4만 612시간의 주행 데이터를 쌓았다.


지난 4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마련된 K-시티에서 자율주행차를 시연하는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이날 기자는 라이드플럭스사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자동차 ‘솔라티’ 차량에 직접 올랐다.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 있었지만, 그의 역할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뿐이었다.

차량이 출발하자 이내 놀라움이 밀려왔다. 운전자가 페달과 핸들을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차량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감속을 반복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급출발이나 급제동 없는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마치 숙련된 베테랑 기사가 운전하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라이드플러스사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자동차 ‘솔라티’ 차량이  K-시티에 마련된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시속 60km까지 속력을 높인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자동차전용도로 구간에 진입하자 차량은 시속 60km까지 속도를 높였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차선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며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번 체험의 백미는 ‘기상환경재현시설’이었다. 왕복 4차선 도로 위에 설치된 300m 길이의 터널형 실험 공간으로, 인공강우와 안개 설비 등을 통해 악천후 상황을 재현하는 곳이다.

차량이 터널에 진입하자 인공 안개가 짙게 깔리며 시야를 완전히 차단했다. 운전자의 눈으로는 전방 식별이 불가능한 위험한 상황.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눈’인 센서와 레이더는 당황하지 않았다. 차량은 속도를 조절하며 무리 없이 터널을 빠져나와 주행을 마쳤다.


K-시티에 마련된 '기상환경재현시설'에서 인공 안개 시설이 가동되는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모든 주행이 끝난 후, K-시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험 중인 모든 자율주행차의 위치와 상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CCTV와 제어 시스템을 통해 차량을 관리 감독할 뿐만 아니라, 주행 기록 등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며 상용화를 위한 핵심 자산을 축적하고 있었다.


K-시티의 핵심인 통합관제센터 전경(사진:이재현 기자)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자동차 사이버 보안센터’였다. 자율주행 시대, 차량이 움직이는 컴퓨터가 되면서 해킹 위협은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비해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인프라와 장비를 갖춘 보안센터를 구축했다.

시연장에 들어서자 섬뜩한 광경이 펼쳐졌다. 해커가 외부 인터페이스를 장악하자 차량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조작되고, 창문이 멋대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급기야 주행 중인 차량의 핸들이 제멋대로 꺾이고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상황까지 시연됐다. 편리함 뒤에 숨은 보안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자동차 사이버 보안센터 내에 마련된 '사이버보안 시험평가실'의 모습.(사진:이재현 기자)


이날 둘러본 K-시티는 단순한 실험장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미리 보여주는 거대한 예고편이었다.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부터 사이버 보안까지,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자율주행 시대를 열기 위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K-시티의 엔진은 오늘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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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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