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17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비트코인 가격 전망선으로 14만~17만달러 구간을 제시했다. 최 센터장은 “2026년 비트코인은 달러·금과 함께 독립적인 가치저장 자산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7월 제정된 OB3(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은 기업의 설비투자나 연구개발 비용을 즉시 세금 공제받을 수 있게 해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을, 같은 달 발효된 지니어스(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을 정립하고 1대1 준비금 보유를 의무화해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두 법안으로 미국 내 실물자산 투자가 늘어나는 한편, 이를 블록체인에서 거래·결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가상자산을 회사 재무자산으로 편입하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전체 공급량의 11.7%에 달하며 기관 수요에 따른 자금 유입이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자사 플랫폼 내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허용 등 최근 투자수단으로써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체코 중앙은행이 실험 차원에서 100만달러 미만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것은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편입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금 시가총액 대비 현재 가격 수준을 고려할 때 이론적 적정가격으로 17만달러를 제시하며 향후 6~12개월간 상당한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4월 관세 우려로 미국 증시가 급락했을 때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유입된 사례를 들며 비트코인이 금처럼 가치 저장 및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기준 전날 대비 1.97% 상승한 9만1446.07달러를 기록하며 9만달러선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DAT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 지속 여부와 내년 1월 MSCI 주요 지수 편입 유지 여부가 가격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김현정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12월 초 약세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 언급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겹친 영향”이라며 “8만5000달러에서 9만달러 사이 등락을 반복하며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