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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본질을 보지 못하면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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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0 07:54:25   폰트크기 변경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건국대학교 명예교수)

흐르는 물과 바람은 경계가 없다.

국경도 없고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탄생과 죽음이라는 경계와 주인이 있고 속해있는 가족과 국가가 있다.

독일 기본법(헌법) 1조 1항에 ‘인간의 존엄은 누구도 해할 수 없다. 국가는 그 국민의 존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되어 있다.

스스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이해관계도 없던 22개국 군인과 국군을 포함한 약 100만 명이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전쟁의 포화 속에 산화시켰다.

그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자유와 평화’에 마치 흐르는 바람과 물과 같이 그 크기와 여기까지라는 경계 없이 ‘감사’라는 ‘무게를 달수 없는 마음’을 전하려는 것에 자유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이제는 그만하고 혹은 거기서는 ‘감사’하면 되지 않는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광장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장소이다.

왜냐하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모이고, 만나고, ‘무엇이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놀라운 번영을 전 세계인은 부러워한다.

이 소중한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있게 해 준 분들을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할 수 있는 공간과 상징물을 만들겠다고 서울시는 지난해 7월 11일 약속했다.

장소는 대한민국의 국가 중심 공간인 광화문광장 폐기된 옛 지하 주차장 진입로를 ‘감사의 공간’으로, ‘감사의 공간’은 사용성 개선이 필요한 세종로공원 상부와 함께 ‘감사의 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설계 공모를 시작하여 지난 2월3일 당선작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UN은 6ㆍ25 발발 당일과 다음날 유엔 안보리 결의 제82호와 83호를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를 UN군과 회원국이 지킬 것을 결정하였고 연이어 7월7일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를 유엔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이것은 UN 창설 이후 처음 있는 가장 빠른 결정이었고 이것이 전쟁 3일 만에 함락된 서울을 3개월 만에 수복하는 잊지 못할 극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마을에 학교건립을 해 주었고 콜롬비아에는 내전으로 장애인이 된 군인과 경찰을 위한 남미 최고 수준의 재활센터를 건립한 것 등 우리 국민이 결코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는 감사의 표현을 해당 국가에 해왔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직접 그 헌신과 희생을 감사하고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표현할 기회와 장소가 없어서 이번에 어떻게 감사하고 기억할 것인가를 ‘감사의 정원’에 담기로 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주기 위하여 유엔 권고에 따라 그들이 모였듯이 참전국의 돌을 모아서 ‘감사의 조형물’을 만들고 거기에 그들이 지켜준 “자유민주주의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상징하는 그 국가의 대표적인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것’을 새겨 넣기로 했다.

조형물 아래 지하 “감사의 공간”에는 한국전쟁으로 이어진 인연이 전쟁과 함께 끝난 것이 아니라 후손인 우리가 영원히 이어가겠다는 또 다른 상징으로 해당 국가 국민의 일상과 다양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media wall’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지하공간은 ‘감사의 물결’로 이름지었다. 이곳은 미디어월과 인터랙티브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22개국과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작은 감사의 파동이 미래 세대와 세계로 확산되는 흐름을 상징한다.

이 모든 것과 광화문광장 방문객에게 절대 부족한 시원한 그늘 등 쉼터와 따뜻한 찻집, 식음료 판매시설, 분수와 벤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하여 감사의 정원을 2027년 말까지는 조성할 계획이다.

지금 우리는 노후된 세종로공원 주차장을 정비하여 광화문광장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부족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면서 그 상부를 ‘감사의 정원’과 ‘감사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일의 본질이다.

혹시 우리가 본질을 보지 못하여 길을 잃지 않을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사람은 현상 자체보다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광화문광장 방문객이 ‘감사의 정원’에 채워지는 공간과 조형물의 형상보다는 그 형상을 함께 빗어내는 이들의 가슴속에 담겨있는 감사의 온기가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더 뜨겁게 느껴질 수 있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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