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대출규제·내수침체에 급전 수요 증가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2-10 06:00:18   폰트크기 변경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로 몰려…총여신 감소 속 예외적 증가세

금리 낮추는 등 비중 확대…당분간 수요 계속될 것


[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작년말이나 올해 초보다는 나아졌지만 내수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생활비나 단기 자금 마련을 위한 소액신용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고강도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저축은행 전체 여신 취급액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예외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 및 각사 공시 등에 따르면 소액신용대출을 10억원 이상 취급하는 36개 저축은행의 3분기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총 1조2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906억원) 대비 14.81%(1615억원)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권의 총여신 규모가 97조1106억원에서 93조3964억원으로 3조7142억원이나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채권 매·상각 규모 증가와 경기회복 지연, 가계부채 관리 등으로 대출 취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서도 소액신용대출만큼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390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BI저축은행 1812억원, HB저축은행 935억원, 다올저축은행 871억원, KB저축은행 818억원 등의 순을 보였다.

전년 대비 증가율 면에서는 NH저축은행이 눈에 띈다. NH저축은행의 3분기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전 분기 124억원에서 357억원으로, 186.8%나 급증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500만원 한도 내 금액을 담보 없이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아 신용등급이 낮거나 기존 금융권 대출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급전 창구 역할을 한다. 평균 금리는 16%대로 높은 편이지만 신청 당일 바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3분기 소액신용대출 잔액 증가세가 나타난 배경에는 서민층의 급전 수요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생계비나 소규모 사업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서민들의 소액 대출 수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로 주요 대출 창구가 줄어들자, 소액신용대출이 아니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던 차주들이 소액신용대출로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용대출은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할 때만 스트레스 금리가 부과되는 만큼, 소액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하다.

또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가계대출이 정부 규제로 위축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소액신용대출 취급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도, 소액신용대출 잔액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5월 16.65%에서 10월에는 16.09%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담대나 일반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기존에는 다른 대출을 받을 수 있던 고객들도 소액신용대출로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층의 급전 수요가 커지면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금융부
최장주 기자
cjj323@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