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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도 ‘필리버스터’ 정국…물 건너간 민생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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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0 15:14:30   폰트크기 변경      
국민의힘 “모든 법안 필버 돌입”…‘반도체특별법’ 등 연내 처리 불투명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여야가 연말을 앞두고 쟁점 법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비쟁점 법안 50여 건의 연내 처리도 어려워졌다.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부터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돌입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관이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나경원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나 의원은 “저희 국민의힘은 가맹점사업법에 관해서는 찬성의 입장”이라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이 이렇게 무도하게 의회를 깔고 앉아서 8대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철회하라는 걸 요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과 관련된 내용에 한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며 나 의원의 발언을 여러 차례 제지한 끝에 나 의원의 마이크를 강제로 끄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8대 악법’으로 지정한 법안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과 법원행정처 폐지 △4심제(재판소원) 도입 △공수처 수사 범위 확대 △혐오ㆍ차별 표현의 정당 현수막 규제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제한법 등이다.

결국 정기국회 마지막 날 상정됐던 59개 법안 중 가맹사업법을 제외한 58개 법안은 비쟁점 법안이지만 12월 임시회 중 처리가 힘들어진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8대 악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로 맞서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송 원내대표는 9일 본회의 직전 진행된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쟁점이 많지 않은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시행하는 것은 8대 악법으로 인해 헌정 기본질서가 붕괴되는 걸 국민에 소상히 알리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청래 대표는 같은 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열고 “민생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이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을 국민 여러분은 용서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기국회 마지막까지 여야 대치를 이어가면서 반도체특별법 등 처리가 시급한 민생 및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는 기약없이 미뤄졌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종료 이후 10일부터 소집한 1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1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전략을 이어간다면 하루에 법안 1건씩만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처리 순서를 정해 중점 법안부터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해외순방 일정 등을 고려하면, 본회의 개최가 가능한 날은 11∼14일, 21∼24일이다.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감안해 오는 21일 이후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국민의힘뿐 아니라 조국혁신당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 제한법,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을 두고 상정 시기와 내용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여기에 여야가 협상의 끈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12월 임시국회에서 절충을 통한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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