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은ㆍ신월 ‘교통 외딴섬’ 탈출 기대
정비ㆍ주거ㆍ상권 확장 효과 주목
마포는 DMC환승역 빠져 여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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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남권 광역철도망의 핵심축인 대장홍대선이 오는 15일 착공식에 들어가면서 하루 출퇴근 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노선을 지나는 지역을 달구고 있다. 강서구는 “10년 숙원사업이 드디어 뚫렸다”며 환호했고, 부천 대장ㆍ양천 신월ㆍ고양 덕은 등 교통 인프라가 취약했던 지역들도 “이제야 서부권 철도 시대가 열린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지구에서 화곡ㆍ강서구청ㆍ가양을 거쳐 홍대입구까지 총 20㎞를 잇는 광역철도다. 총사업비 2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민간투자사업으로,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개통 시 ‘대장지구∼홍대입구’ 이동시간은 기존 50분에서 27분으로 짧아지고, 화곡ㆍ등촌 등 철도 접근성이 낮았던 지역의 도심 이동 여건도 대폭 개선된다. 5호선ㆍ9호선ㆍ공항철도ㆍ경의중앙선 등과의 연계가 강화되면서 업무지구 접근성, 생활권 확장, 역세권 활성화 등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덕은지구처럼 사실상 ‘대중교통 외딴섬’으로 불리던 지역은 난지한강공원 너머 가양역까지 2∼3분 만에 이동해 여의도 통근시간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신월동ㆍ고강동 등 지하철역이 없던 곳도 5호선ㆍ9호선ㆍ2호선ㆍ공항철도와의 환승 접근성을 확보하며 정비사업까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ㆍ덕은ㆍ청라ㆍ계양 등 서부권 신흥 주거지 역시 서울 도심과 직접 연결되며 ‘출퇴근 부담 지역’이라는 기존 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마포구 북부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현 계획상 상암역은 신설하지만 6호선ㆍ경의중앙선ㆍ공항철도가 교차하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은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서울시의회 김기덕 의원(마포4ㆍ더불어민주당)은 “DMC환승역은 이 노선 중 핵심역이며, 4개 노선을 잇는 구심점”이라며 “현대(현대건설) 측의 말을 빌리면 ‘미래 예측수요가 불투명해 빠졌다’는 변명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서울시 400억원, 마포구 400억원, 롯데 200억원 등 원인자 부담으로 총 1000억원을 조성해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서울시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마포구가 최근 진행한 타당성 용역에서는 B/C(비용 대비 편익)가 1을 크게 밑돈다는 결론이 나왔다. 마포구 관계자는 “DMC역 다음이 홍대입구역이라 환승 수요가 상당 부분 홍대입구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링 조성계획, 수색역세권 개발, 상암 롯데몰, 재건축 수요 등을 최대한 반영해 B/C 값을 끌어올린 뒤 연말까지 국토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로 15일 착공식이 열리지만, 실제 착공은 내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 신설은 자치구가 개발계획을 올리면 시가 검토하는 구조”라며 “마포 용역 결과를 본 뒤 국토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DMC역 신설 등 여러 고려사항으로 인해 올해 연말로 예정됐던 대장홍대선 착공이 내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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