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대림1구역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서울시청 제공

[대한경제=임성엽 기자]“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면 시장이 상당히 자극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1구역 재개발 추진지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집값 대책 없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매우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천안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제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때문에 요새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구조적 요인이라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고 주변의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며 집값 대책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집 값을 잡을 확실한 방법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주택을 대폭 공급할 계획을 세운 뒤, 발표를 하고 실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국민이 지켜보면 시장이 안정화 된다는 지론이다.

오 시장의 발언은 제대로 된 공급대책도 내놓지도 않고 “대책이 없다”고 밝힌 이재명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실제 오세훈 시장은 “역사적으로 보면 집값이 잡힌 시기가 있었다. 대표적인 게 이명박 시장에 이어 대통령 하던 그 시절”이라며 “뉴타운을 35군데 지정하면서 서울에 대폭적인 신규주택 공급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대폭 공급 물량을 늘리는 계획을 세워 실천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우면, 세곡 등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 4만1000호와 도시형생활주택 공급물량 8만4000호를 공급해 집값을 잡는데 성공했다.

이런 공급대책이나 의지가 실종된 상황에서 “대책이 없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매수심리를 높여 시장이 자극 받을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지적이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하면) 안 되는 말씀을 하신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며 “(대통령 발언은)정부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보고 ‘조만간 오르겠다’, ‘사야 되겠네’라는 매수심리를 작동할 수 있는 그런 언급”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10ㆍ15 대책은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부동산 거래조차 틀어 막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공급에 확신을 주는 대책이 아니었다”며 “정부가 의지를 보여줘야 시장이 안정된다”고 지적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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