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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연속 인하에도…내년 한은은 동결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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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1 16:51:58   폰트크기 변경      

사진=연합.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용 둔화 우려 속에 9·10·12월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인하했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부는 환율과 집값 불안이 지속되는 만큼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9~1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낮춰 3.50~3.75%로 결정했다.


이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1.25%p로 축소됐다. 지난 5월 역대 최대 폭인 2.00%p까지 벌어졌던 금리 격차가 10월 1.50%p에서 이날 다시 1.25%p로 좁혀졌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과 집값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내년 초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4일 1477.1원까지 상승해 지난 4월(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최근에도 1460~147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집값 안정 신호 역시 뚜렷하지 않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일부 핵심지에서는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결정보다 한은의 금리 판단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변수는 집값과 환율이며, 두 지표 모두 뚜렷한 안정 신호가 없기 때문에 1월 금통위에서는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도 “한미 금리차와 환율, 부동산 가격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미국이 금리를 인하했더라도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연준이 내년에 네 차례 정도, 약 1% 인하해 금리차가 크게 좁혀지고 환율이 안정된다면 인하 환경이 마련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한은의 1월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연준의 향후 인하 기조 역시 불확실하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스티븐 미란 이사는 0.5%p 인하를 주장한 반면 오스탄 굴스 시카고 연은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했다. 내부 견해차가 확대되면서 연준의 향후 인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제롬 파월 의장도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범위 안에 있다고 언급해 내년 금리 인하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립 금리는 경기를 자극하지도 억누르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3연속 인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연준이 단기 국채 매입을 언급한 만큼 미국 국채금리는 다소 안정될 수 있다”면서도 “연준의 내년 인하 속도가 지연될 여지가 있어 장기금리 흐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 스탠스 변화에 따라 국내 장기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 두 차례 인하 전망이 한 차례로 줄어들 수 있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 측면에서는 버블 우려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유동성이 확대되면 미국 증시는 버블이 우려될 정도로 강세를 보일 수 있고, 이에 국내 증시도 단기적으로 동반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실물 경기는 침체 국면이고 성장률도 낮아 금융시장만 유동성으로 부풀려지는 구조로 버블 형성과 조정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연준 내부의 견해차 확대와 파월 의장의 발언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는 보다 신중해질 것”이라며 “일본의 금리인상, EU(유럽연합)·호주 등의 정책 전환 등 대외 리스크에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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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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