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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사 사업지원을 총괄하는 신임 조남성 대표이사. /사진: 무신사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조직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비즈니스 실행과 사업지원을 나누는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영역별 C레벨(Chief-level) 책임제를 도입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친 상황에서 조직 정비와 해외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10조원 기업가치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무신사는 내년 1월부터 조만호 대표가 비즈니스 부문을, 신규 선임된 조남성 대표가 사업지원 부문을 각각 총괄하는 체제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 비즈니스 부문에는 최재영 CCO(최고커머스책임자), 최운식 CBO(최고브랜드책임자), 박준영 CGO(최고글로벌책임자), 전준희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4명의 C레벨을, 사업지원 부문에는 최영준 CFO(최고재무책임자), 이재환 CLO(최고법무책임자), 이승진 CPRO(최고홍보책임자) 등 3명의 C레벨을 배치했다.
조만호 대표는 CEO와 함께 CDeO(최고디테일책임자)를 겸임한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점을 직접 방문해 매장 구성을 세세하게 점검하고, 신진 브랜드 대표들을 만나 브랜드 스토리를 경청하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진 조 대표의 경영 스타일을 조직 체계에 반영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C레벨 책임 임원들은 1년 단위 성과를 기반으로 더 큰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된다.
사업지원 대표로 새로 선임된 조남성 대표는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겸임하며 재무ㆍ법무ㆍ홍보ㆍ인사 등 지원 조직을 총괄한다. 무신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스타트업 특유의 역동성과 유기적 협업 체계는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조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그동안 글로벌 사업과 프로덕트, 테크 분야에서 안정적 프로세스 구축을 이끌었던 박준모 대표는 당분간 무신사를 자문하며 개인적인 다음 도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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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 /사진: 무신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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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첫 매장 中 상하이 무신사 스탠다드 14일 공개
조직 개편과 함께 무신사는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14일 중국 상하이에 해외 1호점인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을 공식 오픈한다. 이 매장은 하루 평균 유동 인구 50만 명을 자랑하는 화이하이루 핵심 상권에 약 430평 규모로 조성된다. 무신사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전략적 거점 역할을 맡는다. 무신사는 향후 중국 내 주요 거점 도시로 매장을 순차 확대하고, 내년에는 일본에도 직영 매장을 열 계획이다.
상하이 1호점은 단순 카테고리별 진열 방식에서 벗어나 분위기와 테마별로 구역을 구성해 완성형 코디네이션을 제안한다. 특히 중국 젊은 층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투명한 유리 박스 형태의 ‘라이브 룸’을 마련했다. 핫플레이스 방문 인증을 뜻하는 ‘다카(打卡)’ 문화에 맞춰 사진 촬영과 개인 라이브 방송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의 자발적인 콘텐츠 제작과 공유를 통해 매장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신규 방문을 유도하는 장치다.
내년에는 일본에도 무신사 스토어를 낼 계획이다. 동시에 중국 내 무신사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추가 출점을 이어가면서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의 대대적인 조직정비와 글로벌 확장 배경에는 기업공개(IPO)가 있다.
무신사는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KB증권과 JP모건을 공동 주관사로 확정했다. 무신사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 금액은 1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공모 금액 1조원을 넘긴 신규 상장사는 LG CNS(1조1994억원)가 유일하다.
확장 가능성에 더해 기존 사업 실적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730억원, 7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설립 이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도 1조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경영 체계의 대대적 개편을 통해 영역별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동시에 작고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해 실행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을 향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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