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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 성능 탁월한데…설치비 부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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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5 06:01:21   폰트크기 변경      

아세아시멘트, 362억 들여 설비 설치
시운전서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 확인

2027년 7월 통합환경허가 기준 시행
국내 소성로 36개 설치땐 1조 넘어
최악 불황 업계 “정부 지원 절실”


[대한경제=박흥순 기자] 아세아시멘트가 시멘트 업계 최초로 대규모 생산 설비에 적용한 선택적 촉매 환원 설비(SCR)가 가동 초기 질소산화물(NOx)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업계는 3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불황 속에 수조원에 달하는 설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한다.

1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SCR 설비는 시운전 기간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50ppm 이하로 낮췄고, 설비 최적화 구간에서는 30ppm대까지 기록하는 등 고효율을 입증했다. 그동안 국내 고집적 대형 소성로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우려를 씻어낸 결과다. 최근 열린 SCR 가동 시연회에는 삼표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주요 시멘트사 경영진도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이번 아세아시멘트의 설비 구축에는 약 362억원이 투입됐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 연구 과제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일부 받은 사례다.

하지만 나머지 시멘트사들은 당장 2027년 7월부터 시행되는 통합환경허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 ‘맨몸’으로 파도를 넘어야 한다. 특히 강원권 사업장의 경우 질소산화물 기준이 대폭 강화돼 설비 도입이 발등의 불이다. 업계는 공장별로 최소 1기 이상의 SCR이 필요하며, 1기당 설치비용만 300억~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연간 60억원 이상의 운영비용까지 더해지면 시멘트업계의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그래픽:대한경제


업계 전체로 환산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내 시멘트 소성로 36개 라인(가동 기준)에 SCR을 모두 설치할 경우 총비용은 1조원을 훌쩍 넘긴다. 2023년 5112만t이던 시멘트 출하량은 2년 사이 3600만t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 전체 매출액이 쪼그라든 점을 고려하면 1년 매출의 상당 부분을 환경 설비 구축에만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로 시멘트 내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위기는 이제 시작인데, 벌어들이는 돈을 모두 설비 투자에 써야 한다면 기업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대로라면 국내 생산 기반이 붕괴되고 중국산 시멘트에 시장이 잠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되면, 결국 그 빈자리는 저가 중국산 시멘트가 차지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위기를 넘어 국가 기간산업의 경제 안보 위협으로 직결된다. 실제 일부 중국 시멘트 업체는 제품의 KS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내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이 많은 타 산업은 업황 악화 시 특별법 등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지만, 시멘트 산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시멘트사들이 매년 납부하는 약 160억원 규모의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을 환경 설비 투자 재원으로 환원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도 규제 준수 의지가 확고하고 기술적 가능성도 확인했지만, 재원이 없어 실행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재정적 숨통을 틔워주지 않으면, 핵심 건축 자재인 시멘트를 해외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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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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