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금 대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성 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지난달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2022년 4월 판매 종료 이후 3년여 만에 이 시장에 재진출했다. 카드사 중에서는 기존 신한·KB국민·우리·BC카드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운영해왔다.
카드사의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은 사업자금 목적으로 대출을 내주는 신용대출 상품이다. 생활자금용으로 주로 활용되는 카드론과는 별개다.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카드사들의 관심이 커진 배경에는 카드론 규제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카드사는 결제 수수료가 여러 차례 인하되면서 카드론을 핵심 수익원으로 활용해왔으나, 정부가 지난 6·27 대책에서 카드론을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에 포함하면서 카드론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전월 대비 1.44%(6108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5월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3단계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카드사들이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개인사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 월간 경제지표에 따르면 올해 10월 가동 개인사업자는 898만 개로 전월(896만 개) 대비 1만6000개 늘었다.
올 들어서는 개인사업자를 겨냥한 맞춤형 카드 상품 출시에도 잇따라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네이버페이와 'N페이 비즈 신한카드'를 출시했고, 현대카드는 한국신용데이터와 협업한 '캐시노트 비즈니스 현대카드'를, KB국민카드는 'KB 마이비즈 사장님든든 기업카드'를 운영 중이다.
개인사업자들은 이용금액이 크고 고정비용이 꾸준히 발생해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고객층이다. 매출·지출 패턴이 일정해 카드 이용 실적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편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흐름이 이어질 경우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사 등 2금융권 저소득(하위 30%) 개인사업자의 올해 2분기 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5.4% 늘어난 4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1.92%에서 2.07%로 뛰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론 규제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개인사업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고객층"이라며 "다만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단기 실적 경쟁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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